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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녹색연합 모니터링 결과
아무르표범·수달 등 정형행동 보여
‘시멘트 바닥’ 방사장 등 환경 열악
대전오월드에 사육 중인 프레리도그가 시멘트 바닥에서 땅을 파는 행동을 하고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환경단체가 대전오월드 내 동물원의 열악한 사육환경을 지적하며 환경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15일 대전오월드 내 주랜드와 버드랜드 사육·전시 환경을 모니터링한 결과 동물들이 정형행동을 보이는 등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녹색연합은 이번에 대전오월드 내에 있는 동물들의 정형행동 여부와 사육장 내부 행동풍부화 요소 등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모니터링에서는 동물원에 있는 아무르표범과 수달, 반달가슴곰 등의 정형행동이 확인됐다. 정형행동은 동물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빙글빙글 도는 등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녹색연합 모니터링 당시 아무르표범은 관람객들과 가장 멀리 있는 벽 쪽에서 1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원을 그리며 맴도는 정형행동을 보였다. 수달은 몸을 물어뜯는 행동을 했고, 곰은 반복적으로 고개를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녹색연합은 이 같은 정형행동이 나타나는 배경으로 열악한 사육 환경을 꼽는다. 수달의 경우 물기를 닦고 말려 곰팡이 같은 피부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잔디나 흙이 있는 공간, 잠을 자거나 쉴 수 있는 굴 같은 공간 등이 필요하지만 방사장 내에 이런 공간이 조성돼 있지 않았다.

또 해안 지역에서 서식하며 주로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훔볼트펭귄은 12개체가 좁은 수조에 전시돼 있고, 땅에 굴을 파고 생활하는 프레리도그 방사장 바닥은 시멘트로 돼 있는 등 대부분 방사장이 개체의 생태적 특성과 맞지 않게 조성돼 있었다고 녹색연합은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유럽과 미국의 경우 동물원에 있는 야생동물에게 가급적 야생과 흡사한 환경을 제공하는 생태적인 전시기법을 고안해 사육장 크기, 행동풍부화 요소 활성화 등을 도입하고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대전오월드는 동물 복지라는 동물원 전시환경 개선의 세계적 추세에 맞춰 시설 개선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오월드는 3100억원을 들여 최신식 놀이시설과 워터파크를 만들어 국내 최고 수준 테마파크를 만든다는 시설 개선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그런 계획에 좁은 방사장에서 지속적인 소음 등에 노출돼 고통받는 생명들에 대한 고민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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