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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전남 화순의 한 저수지 인근에서 발견된 삵의 모습. 이후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옮겨졌으나 곧 폐사했다. 검사 결과 삵에선 조류 AI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환경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야생 포유류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18일 환경부와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지난 16일 전남 화순의 한 저수지 인근에서 주민 신고로 발견된 삵(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의 폐사체를 검사한 결과, H5형 AI 항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여부는 현재 진행 중인 정밀 조사를 통해 2~3일 안에 식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웅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질병연구팀 과장은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보통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려 폐사한 경우는 고병원성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AI 항원이 검출된 직후 관계기관에 통보했고, 긴급방역 조처를 실시했다.

당국은 삵이 AI에 감염된 조류를 잡아먹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신고한 주민이 발견했을 때 삵은 이미 힘없이 쓰러져 있었고,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옮겨진 뒤에 곧 폐사했기 때문이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한 아형인 ‘H5N1’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각국에서 포유류 감염이 이어져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포유류 감염이 잦아지면 바이러스가 인체 감염까지 일으키도록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 따르면 유럽, 북미, 남미, 일본 등에서 발견된 감염 사례는 2022년 111건, 2023년 271건, 2024년 100건이다.

지난해 미국 텍사스의 농장에서는 젖소가 H5N1에 감염된 뒤 농장 직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해 감염된 사례도 있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2023년부터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 부근에서 폐사한 채 발견됐거나 구조돼 센터로 옮겨진 야생 포유류의 AI 감염 여부를 검사해왔다. 그간 검사한 355건 모두 음성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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