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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민감국가' 지정에 美 정보 유출 언급
與 "野 정치공세 사과" 사태 축소 급급
민주당 "기술 유출? 다른 사유 있을 것"
국회 외통위 24일 현안 질의 사태 파악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 때문에 한국을 민감국가 명단에 포함했다는 미국 정부의 입장이 나왔지만 우리 정치권의 '네 탓 공방'은 이틀째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를 향해 "선동정치를 그만하라", "다른 사유가 있을 것"이라며 양측의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데만 골몰
했다.
절체절명의 국익이 달린 외교 안보 사안에서도 초당적 협력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보다, 정치 공세의 기회로 활용해 '묻지마 공격'만
내던지는 식이다.
국익보다 정쟁을 우선시하는 한국 네거티브 정치의 민낯이 또 한 번 드러났다는 비판
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보위원회 위원들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미국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성 없이 "野 사과해야", 사태 축소 급급한 與



집권여당으로 이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국민의힘은 18일에도 사과 한마디가 없었다
. 미국이 민감국가 지정 배경을 두고 정보 유출 문제를 언급한 데 반색하며 더불어민주당 공격에만 열을 올렸을 뿐이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보안 문제로 불거진 민감국가 리스트마저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며 "국내 정치가 국가의 외교·경제적 이익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각종 괴담으로 국민을 선동한 일을 사과하라"
고 했다. 민주당이 이번 사태 원인으로 문제 삼았던 불법 계엄과 여권의 핵무장론을 미국이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린 것이다.

그러나
여권의 사과 요구는 적반하장이라는 지적이 비등
하다. 당장 정부·여당은 미국이 지난 1월 한국을 민감국가 리스트에 올린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해 '외교 참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민감한 정보를 유출하려다가 적발된 상황만으로도 한미 관계를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그럼에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친중·반미 노선의 이 대표가 유력 대권후보라 민감국가로 지정됐다"고 이재명 대표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바빴다. 권 위원장은 이날도 국회에서 외교부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 "
굉장한 민감한 시기인데 우리가 미국과의 끈을 느슨하게 하는 것 같아 보인다 정도로 보고 받았다
"며 "우리나라가 미국에 우려주는 부분들, 정치상황과 정책방향들이 해소되면 모든 일이 원만하게 풀리지 않겠냐"고 뭉뚱그려 답하는 데 그쳤다.

여권은 사태를 축소하는데 급급한 모습도
보였다. 이날 국회에서 외교부 보고를 받은
여당 의원들은 민감 국가 지정이 '실무적 착오'
라는 설명을 내놨다. 박수민 의원은
"본질은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야권의 핵무장론과 불법 계엄 촉발설에 대해서도 "공부를 안한 무식한 얘기"
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민감지정 국가 해제 가능성에 대해선 "
신중하게 봐야 되는데 (앞으로 일을 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
이라고만 했다.
별다른 근거 없이 낙관론만 펼친 셈
이다.

암살 위협설이 제기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와 비상의원총회를 마친 뒤 경호원의 보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다른 사유 있을 것" 음모론 빠진 민주



민주당도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급급하긴 마찬가지
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광주를 찾아 기자들과 만나 민감국가 지정 배경을 두고 "미국의 조야 의견들과 여러 정보를 종합해보면
한반도 대한민국의 정치적 불안정성 직설적으로 (말해) 내란 사태와 비상계엄, 두 번째는 핵확산 우려가 주된 이유
였다고 알고 있다"며 "슬기로운 대응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의 허장성세 핵무장론과 불법 계엄이 미국을 자극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민주당은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 이후에도
'다른 사유가 있을 것'이라는 공세
를 이어갔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비
슷한 보안 문제가 누적됐거나 다른 결정적 사유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주장
을 펼쳤다. 다만 결정적 사유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외통위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은 자체 핵 보유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불법 비상계엄으로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었다"며 "결국 이 흐름이 민감국가로 지정되는 재앙을 초래한 배경"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특히 윤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의 핵무장론이 "(일련의) 상황 악화에 일조했다는 것을 미 상원을 통해서 확인한 정보"(이재정 외통위 간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권이 이 대표의 반미성향을 문제 삼는 것을 두고 "자기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고 쏘아 붙였다.

여야 공방 속에서도 국회는 정확한 사태 파악과 대책을 마련하는 데 부심하는 모습이다. 외통위는 오는 24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 핵심 관계자들을 불러 현안 질의를 한다. 민주당은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긴급 현안 질의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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