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면 촉구’ 단식 농성 텐트
“시민들의 응원으로 힘 내” 입 모아
‘탄핵 반대’ 농성 천막도 풍경 비슷
국민변호인단 “내란 옹호범 되겠다”
“시민들의 응원으로 힘 내” 입 모아
‘탄핵 반대’ 농성 천막도 풍경 비슷
국민변호인단 “내란 옹호범 되겠다”
‘3월 폭설’이 내린 지난 18일 새벽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 ‘부산지역대학생단식농성단’이 설치한 1인용 텐트 10개가 놓여있다. 농성단 제공
이례적인 ‘3월 폭설’이 내린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는 ‘내란수괴 윤석열은 감옥으로, 시민은 일상으로’ 등 문구가 적힌 1인용 텐트 10개가 놓여 있었다. 최예지씨(22)를 비롯한 ‘부산지역 대학생 단식농성단’ 5명은 전날 밤부터 폭설에 대비하기 위해 텐트 바닥과 위를 모두 방수 비닐로 감쌌다. 온열 기구 없이 폭설을 버틴 최씨는 “시민들이 챙겨준 핫팩을 침낭에 넣어 따뜻하게 지난 밤을 보냈다”며 “윤 대통령이 석방되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결론을 내놓지 않으니까 불안해져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폭설도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거리로 나선 시위 참가자들을 막지 못했다.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사람들은 광화문 앞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철야 농성을 이어갔다.
지난 17일 폭설 예보를 보고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농성 참가자들은 대대적으로 텐트를 보강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찬 기운을 막기 위해 은박 스티로폼을 추가로 깔고, 방수 비닐로 텐트를 덮어둔 곳이 많았다. 9일째 거리에서 농성장을 지킨 전지예씨(36)는 “지난 16일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텐트가 들썩였는데 제때 보강을 해둬서 다행”이라며 “비닐 위에 눈이 덮이니 내부는 이글루처럼 아늑했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농성장 텐트에 방수 비닐이 덮여 있다. 강한들 기자
이들은 ‘시민들의 지지’로 농성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최씨는 “부산에서 오신 분들이 응원을 많이 해주고 가신다”며 “단식 중인 비상행동과 함께 윤 대통령 파면을 원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7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정의당·노동당·녹색당 농성장을 지킨 신현자 정의당 경기도당 위원장도 “시민들이 오가며 지지해주시고 힘을 주신다”며 “며칠 전에는 10만원을 텐트 안으로 넣어주고 가신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9일째 단식 중인 ‘윤석열OUT청년학생공동행동’ 공동대표 최영주씨(29)는 “대학생이 되고 알게 된 세상은 경쟁에서 내몰리면 도태되고, 사회적 참사가 발생해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며 “청년들에게 함께 싸우면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농성장에 10여명이 단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강한들 기자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 10여명도 헌재 앞에서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모자, 마스크, 은박 담요 등 방한용품으로 온몸을 감싼 이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헌재 탄핵 원천 무효 각하 판결 촉구’라고 적힌 현수막 앞에서 자리를 지켰다. 단식 중인 김기현·박대출·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에게 인사를 하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단식 농성을 지켜보던 60대 여성 A씨는 “주부라서 동참은 못 하지만 얼굴이라도 보고 힘내라고 응원하기 위해서 현장에 왔다”며 “병원에 실려 가는 사람들도 있어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헌재 앞에서는 ‘삼천배 투쟁’을 하는 사람들은 눈에 젖은 바닥에 비닐, 요가 매트, 담요를 세 겹으로 깔고 시위를 이어갔다. 대통령국민변호인단 등도 이날 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 발언자는 “윤 대통령의 계엄은 정당했다”며 “대통령이 내란수괴라면 난 기꺼이 내란 옹호범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