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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바치원화' 편집장 리옌허, 1심서 유죄
중국 측, 형량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 않아
대만 기반의 출판인 리옌허가 지난달 17일 중국 상하이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고 17일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 확인했다. 페이스북 캡처


대만에서 중국을 비판하는 책을 펴내 온 출판사 편집장이 중국에서 '국가 분리주의 선동' 혐의로 1심 유죄를 선고받았다.

18일 홍콩 성도일보 등 외신에 따르면 2년 전 친척 방문을 위해 중국 상하이에 갔다가 국가안전부에 체포됐던 대만 기반의 출판인 리옌허가 지난달 17일 상하이 제1중급인민법원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전날 언론에 보낸 서면 답변에서 "공개 재판을 열어 리씨와 변호인의 법률상 권리를 충분히 보호했다"고 밝혔지만, 형량 등 재판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선양 출신인 리옌허는 대학 졸업 후 중국 공산당에 입당, 상하이 문학예술 출판사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1996년 대만 여성과 결혼하면서 2009년에 대만에 정착하게 됐다. 이후 출판사 '바치원화(구싸프레스)'를 설립, 중국 비판 서적을 다수 출판했다. 중국의 해외 침투나 1989년 천안문 사태를 주제로 한 논픽션 작품, 티베트와 몽골 역사에 대한 서적 등 중국 정부가 눈엣가시처럼 여겼을 '금서'들을 여럿 선보였다. 대만 출판인들은 이 같은 리씨의 행보가 중국의 심기를 거슬렀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리씨는 중국 국적을 포기하고 친척을 방문하기 위해 2023년 3월 중국으로 갔다가 연락이 두절됐다. 같은 해 4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리 씨가 "국가 안보를 해치는 활동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국가 안보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약 한달 뒤에는 "리씨에 대해 형사 조치가 취해졌다"고 밝혔다.

대만 측은 반발했다. 대만 공영 국제라디오(RTI) 방송 등에 따르면, 18일 대만의 중국 담당 부처인 행정원 대륙위원회 추추이청 위원장은 "이 사건의 전체 재판은 비밀리에 진행됐다"며 "중국이 사법 인권을 보호했다는 것은 완전히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대만 언론들은 중국이 리씨 사건을 통해 대만의 출판, 학계, 문화계를 통제해 위축 효과를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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