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존 F.케네디 공연예술센터를 방문하면서 기자들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과 딸 애슐리 바이든에 대한 비밀경호국(SS) 경호를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헌터 바이든은 더 오랫동안 SS의 보호를 받아왔고, 모든 비용은 미국 납세자들이 지불해왔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심각한 인권 침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며 “이곳은 인권 관계자들이 꾸준히 의문을 제기한 곳”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 때문에 남아공이 (미국의) 경제·재정 지원을 받는 국가 목록에서 제거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이에 따라,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조치로 헌터 바이든은 더 이상 비밀경호국의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13명의 요원들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는 애슐리 바이든도 목록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결정은 이날 워싱턴DC의 문화·예술 공연장인 케네디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헌터가 남아공에서 휴가 중이라는 사실과 함께 이를 취소할 것이냐는 질의를 받고서 “처음 들었다. 검토해보겠다”고 답한 불과 몇 시간 뒤에 나왔다.
트럼프는 집권 2기 취임 이후 남아공과 사실상 외교 관계 단절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7일 남아공 정부의 토지 수용 정책에 대해 17세기 남아공에 이주한 네덜란드 정착민 집단인 아프리카너스(Afrikaners) 등 소수 민족에 대한 “인종 차별적 토지 몰수”라며 남아공에 대한 원조와 지원 중단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지난해 11월 29일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에 참석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딸 애슐리 바이든, 며느리 멜리사 바이든, 아들 헌터 바이든, 배우자 질 바이든 여사(왼쪽부터). AFP=연합뉴스
한편 트럼프는 자신과 관계가 틀어진 인사들의 경호 지원을 연달아 취소하고 있다. 경호 철회를 지시한 인사로는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브라이언 훅 전 이란 특사,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앤서니 파우치 전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등이 있다.
이란의 위협을 받는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경호도 지난달 2월 5일 철회했다. 에스퍼는 대선 전 트럼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