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사진=한국경제신문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 한국 개인 투자자 ‘서학 개미’들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쏠림, 특정 섹터 주식의 급등락 등 이상 현상 등이 한국식 투자 패턴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사 ‘아카디안’의 오웬 라몬트 수석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 주식시장(The Squid Game Stock Market)’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시장의 이상 현상 원인으로 한국 개인투자자들을 지목했다.
그는 한국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지난해 기준 1121억달러(약 163조2176억원)으로, 미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62조달러, 9경 272조원)의 0.2%에 불과하지만, 일부 틈새시장에서는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본질 가치와 무관하게 이른바 테마주로 분류되면 가격이 급등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양자컴퓨팅 관련 주식 폭등을 예로 들었다.
현재도 한국 투자자들이 AI(인공지능) 관련 주식, 소형모듈식 원자로(SMR) 기업, 가상자산 및 레버리지 ETF 등을 선호한다며,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매수하여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투자 행태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비유했다. “참가자들이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규칙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위험한 게임을 시작한 것처럼, 한국 투자자들도 빨리 부자가 되기 위해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며 “대부분 참가자들은 좋지 않은 결말을 맞이한다”고 경고했다.
또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폭락 직전의 증권을 매수하는 기이한 능력”이 있다며 2008 리먼브라더스 붕괴 사건 등 미국 금융 역사의 재앙 직전에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관련 종목 매수가 급증했다고 주장했다.
라몬트 부사장은 “1989년 일본 샐러리맨, 1999년 성장 펀드 투자자들, 2021 밈 주식을 매수한 로빈후드 투자자들처럼, 오늘날에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위험한 베팅을 하는 대표적인 그룹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에서 최선의 선택은 아예 게임에 참가하지 않는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지루하더라도 인덱스 펀드를 매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