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8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구조대원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시신을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8일 가자지구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개시했다. 지난 1월 19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휴전협정을 맺고 공격을 멈춘 지 두 달 만이다. 이로써 아슬아슬하게 이어져 오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은 사실상 끝이 났다.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이날 새벽 공동 성명을 내고 “현재 가자지구에 있는 하마스 테러 조직에 속한 테러 목표물에 광범위한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오늘) 가자지구에 대한 전투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사전 경고 없이 벌어진 이날 공습으로 다수 주민이 희생됐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최소 210명이 사망했다”며 “상당수 건물이 붕괴해 주민들이 다수가 매몰됐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민방위국에 따르면 부상자도 수백 명에 이르며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2일 텔아비브 법원에서 열린 자신의 부패혐의 관련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격 개시 이유로 하마스가 인질 석방과 미국의 1단계 휴전 연장 제안을 반복적으로 거부했다는 점을 들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는 군에게 가자지구의 하마스 테러조직에 맞서 강력히 행동하라고 지시했다”며 “이는 하마스가 우리 인질을 석방하기를 거듭 거부하고 미국 대통령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와 중재국으로부터 받은 모든 제안을 거부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역의 하마스 테러 조직을 표적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인질 석방을 포함해 전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한 군사행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대규모 공습을 통해) 일방적으로 휴전 협정을 종료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그러면서 “네타냐후를 비롯한 이스라엘 극단주의 정부는 휴전 합의를 뒤집으면서 가자지구 포로(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들 운명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경고했다.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급습해 약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던 하마스는 이후 벌어진 전쟁에서 인질을 조금씩 석방했다. 지난 1월 19일 1단계 휴전 협정 시행 후엔 인질 30명과 시신 8구를 돌려주고, 팔레스타인 수감자 약 1900명을 이스라엘로부터 넘겨받았다. 현재 가자지구엔 59명의 인질이 남아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위태롭게 이어져 온 휴전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양측이 합의했던 42일간의 1단계 휴전은 이미 지난 1일 종료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중재국들과 휴전 연장을 위한 협상을 벌였지만, 난항을 겪어왔다. 하마스는 당초 합의대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군과 종전 합의 등 ‘휴전 2단계’로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철군 없이 인질만 추가 석방하는 휴전 1단계 연장을 요구해 왔다.
지난 7일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한 모스크 건물을 가자지구 주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해당 건물은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파괴된 상태다. AP=연합뉴스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이스라엘은 이달 들어 전투 재개를 모색해왔다. 1단계 휴전 종료 이튿날인 지난 2일 국제사회가 보낸 구호품의 가자지구 반입을 전면 중단했다. 9일엔 전기 공급까지 차단했다.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을 남부로 이동시키는 조치에도 착수했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을 극한 상황에 몰아 하마스를 압박하는 ‘지옥 계획’에 착수한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공습은 연장 방안에 합의하지 못한 채 흔들리고 있는 휴전 협상에 타격이 될 수 있다” 전했다. AP통신은 “이번 작전이 (하마스를 겨냥한) 일회성 압박 전술인지, 1년 5개월 이어졌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완전히 재개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870 尹선고일 서울에 경찰기동대 1만4천명…헌재 경내엔 형사 배치 랭크뉴스 2025.03.19
45869 트럼프-푸틴, 에너지·인프라 분야 ‘제한적 휴전’ 합의 랭크뉴스 2025.03.19
45868 [인생 한 컷] 솜사탕 같은 매화와 인생샷 남길 곳은 어디? 랭크뉴스 2025.03.19
45867 [테크톡톡] 아웃사이더 CEO 선임한 인텔, ‘순혈주의’ 삼성에 던지는 메시지 랭크뉴스 2025.03.19
45866 [단독] F&F, 사전동의권 대신 테일러메이드 ‘우선매수권’ 행사로 선회… 우군 후보로 LVMH·메리츠 등 거론 랭크뉴스 2025.03.19
45865 ‘또 검사 대통령?’… 한동훈 “검사는 옛날 직업일 뿐” 랭크뉴스 2025.03.19
45864 트럼프·푸틴 "에너지·인프라 분야 공격중단"…부분휴전 합의했다 랭크뉴스 2025.03.19
45863 내달부터 편의점서 ‘디지털 화폐’ 받는다 랭크뉴스 2025.03.19
45862 트럼프-푸틴 "에너지·인프라부터 휴전"…우크라, 일단 긍정반응(종합2보) 랭크뉴스 2025.03.19
45861 트럼프-푸틴, ‘30일 부분 휴전’ 합의…젤렌스키, 일단 찬성 랭크뉴스 2025.03.19
45860 AI가 날 우울하게 해···혹시, 당신도 ‘AI 블루’?[경제밥도둑] 랭크뉴스 2025.03.19
45859 ‘보안 문제’만으로 동맹국을 민감국가에?…석연찮은 배경 랭크뉴스 2025.03.19
45858 [속보] "에너지·인프라 분야 공격중단" 트럼프·푸틴, 부분휴전 합의 랭크뉴스 2025.03.19
45857 "아빠, 생각이 있는 거야?"... 거리로 나갔다가 핀잔 들은 野 의원 [기자의 눈] 랭크뉴스 2025.03.19
45856 백악관 “한국, 주요 무역적자국” 거명 랭크뉴스 2025.03.19
45855 "트럼프는 우크라 국민성 몰라" 야당이 젤렌스키 흔들지 않는 이유 [인터뷰] 랭크뉴스 2025.03.19
45854 "숫자 3 뒤엔 뭐가 올까"…SK, HBM4 출시 초읽기 랭크뉴스 2025.03.19
45853 [단독] 이광우, 계엄 2시간 전 챗GPT에 '계엄' 검색... 국무위원들보다 먼저 알았나 랭크뉴스 2025.03.19
45852 "아버지와 혼인신고 다음날 도망간 베트남 신부…유산 17억 다 줘야 하나요" 랭크뉴스 2025.03.19
45851 트럼프·푸틴 2시간 가까이 통화…"우크라전, 에너지·인프라 휴전" 랭크뉴스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