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이디야커피 매장. 연합뉴스
[서울경제]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 가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가 늘어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디야커피, 맘스터치, 굽네치킨 등의 전체 매장이나 일부 매장에서 배달 메뉴 가격이 인상됐다.
지난달 26일부터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 중개 수수료를 9.8%에서 2.0∼7.8%(부가세 별도)로 내렸으나 이중가격제를 택하는 업체는 계속 늘고 있다.
배민은 지난해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타결한 상생안에 따라 차등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가 각각 적용된다.
쿠팡이츠도 배민과 같은 차등 수수료를 다음 달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배달앱 업체들은 차등 수수료 도입으로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전국 매장 수가 약 3000개인 이디야커피는 '배달 전용 판매가'를 운영한다고 지난 17일 공지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외부 배달 플랫폼 가격을 기준으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제조 음료는 300원 올리고 베이커리나 RTD 음료(용기에 담은 제품) 등은 500원 인상한다.
이디야는 "최근 시장 환경 변화와 배달 수수료 인상 등으로 인해 가맹점의 운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가맹점의 안정적인 운영과 장기적인 품질 유지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는 최근 48개 가맹점이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매장별로 인상 폭은 다르지만 배달 메뉴 가격이 평균 15% 정도 올랐다. 다만 맘스터치 본사는 배달 메뉴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가맹점에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맘스터치 일부 가맹점주는 지난해 7월부터 가맹본부에 이중가격제 도입을 요구해왔다. 맘스터치 가맹본부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했으나 장기적으로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판단해 본사 차원에서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치킨 브랜드 중 매출 기준 4위인 굽네치킨은 최근 서울과 경기 등 일부 가맹점이 배달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가격이 1만 9900원인 대표 메뉴 '고추 바사삭'은 일부 매장에서 2만 1900원으로 오르는 등 배달 메뉴 가격이 1000∼3000원 인상됐다. 굽네 본사 차원에서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상위 3위 안에 드는 치킨 브랜드도 이중가격제를 논의했지만, 업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가격 인상에 대한 여론 악화를 우려해 논의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식 업계의 이중가격제는 특히 지난해부터 확산하고 있다.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등 주요 버거 브랜드 대부분이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도 배달용 커피 가격을 500원가량 더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