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접근 막고 몇 시간 동안 어루만져
인도 코끼리 두 마리 '마지막 인사' 영상 화제
코끼리 감정지능 높아... '장례 본능' 보고도
인도 코끼리 두 마리 '마지막 인사' 영상 화제
코끼리 감정지능 높아... '장례 본능' 보고도
코끼리 ‘마그다’가 친구 ‘제니’의 죽음을 슬퍼하며 안아주는 모습. 데일리메일 캡처
서커스단에서 오랜 세월을 함께한 친구 코끼리를 잃고 슬퍼하는 코끼리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화제다.
18일 영국 데일리메일은 인도코끼리 '제니'와 '막다'의 사연을 소개했다. 두 코끼리는 25년 넘게 러시아 서커스단에서 동고동락했던 사이. 2021년 제니가 막다를 들이받는 사고로 4년 전 서커스단에서 은퇴한 두 코끼리는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의 타이간 사파리공원에서 생활했다. 당시 서커스단은 "트레이너의 관심을 끌기 위한 질투심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은퇴 후 제니가 막다를 들이받는 일은 더는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해 말 제니가 지병으로 건강이 악화됐고, 13일 54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공원 측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깊은 슬픔에 빠진 막다는 쓰러진 제니를 일으켜 보려 애썼다. 끝내 제니가 움직이지 않자 막다는 코로 제니를 어루만졌다. 제니의 코를 잡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막다는 제니를 품에 안고 한참 동안 곁을 떠나지 못했다. 영상에는 이 장면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흐느끼는 소리도 녹음됐다. 막다는 수의사들 접근까지 막으며 몇 시간 동안 제니의 곁을 지켰다고 데일리메일은 러시아 매체 바자(Baza)를 인용해 보도했다.
코끼리는 감정적 지능이 높은 동물로 가족이나 친구의 죽음을 인식하고 애도와 기억의 행동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끼리 ‘마그다’가 친구 ‘제니’의 죽음을 슬퍼하며 안아주는 모습. 데일리메일 캡처
막다의 행동을 두고 죽은 동료를 매장하는 코끼리의 '장례 본능'이 발현된 거란 분석도 나온다. 미국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인도산림청 산하 서벨공 산림국은 지난해 인도 벵골 지역에서 새끼 코끼리가 묻힌 5개 사례를 연구한 결과 코끼리들이 죽은 코끼리를 땅에 묻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찾아 이동하고, 사체를 뒤집어 발만 흙 밖으로 내놓은 모습으로 매장하는 특징을 발견했다. 이전 연구에선 아프리카코끼리가 죽은 동료와 가족을 나뭇가지와 잎으로 덮어주는 매장 문화가 발견됐으며, 주민 증언에 따르면 코끼리들은 동료나 가족을 땅에 묻고 큰 소리로 울음소리를 내는 등 장례를 치르는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