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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너지부 감사관실이 지난해 상반기 미 의회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 계약직 직원이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를 소지한 채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적발됐다고 밝히고 있다. 미 에너지부 감사관실 반기보고서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소 직원이 수출 금지 품목인 원자로 설계도를 한국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돼 해고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미국 에너지부 감사관실이 지난해 상반기 미 의회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를 보면, 아이다호 국립연구소(INL)는 수출 통제 조사 과정에서 원자로 설계 소프트웨어를 소지한 채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던 계약직 직원을 적발해 해고했다. 에너지부 감사관실은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업무성과를 소개하며, 이 사건을 첫번째 사례로 거론했다.

문제가 된 소프트웨어는 연구소가 보유한 독점적인 원자로 설계 프로그램으로, 미국 연방 규정 10 C.F.R. 810에 따라 수출이 제한되는 정보다. 해당 규정은 에너지부가 관리하는 규정으로, 해외 원자력 활동에 대한 지원을 승인 또는 규제한다.

감사관실은 “해당 소프트웨어가 수출 통제 대상임을 확인한 뒤, 해당 직원의 이메일과 채팅 기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직원이 수출 통제 규정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외국 정부와 접촉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현재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공동으로 수사 중이다. ‘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인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한국 외교부는 에너지부가 한국을 민감국가 명단에 포함한 것은 “외교 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 관련 문제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해당 보고서에 적시된 사례가 미국이 문제 삼은 규정 위반 중 하나인 것으로 판단 중인 거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쪽은 어떤 보안 규정을, 어떻게 어겼는지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번 주 미국을 찾아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과 에너지 현안을 협의하면서 이 문제를 논의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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