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구제역 비상 걸린 전남 무안
전남 첫 구제역 발생지 영암, 우시장 방역 전남 영암축협 직원이 17일 영암 가축경매시장에서 구제역 확산 차단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확진 농가, 88마리 다 살처분

농장주 “심적으로 너무 고통”


우시장 폐쇄, 우제류 이동 금지

농가들 백신접종에도 “불안”


“자식 같은 송아지들이 죽어 나가는 모습이 아른거려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전남 무안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확인된 한우농장의 대표 A씨(50대)는 17일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외부인과 접촉을 자제 중이라면서 “최대한 노력했는데,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감염이 됐는지 모르겠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A씨 농장에선 전체 88마리 가운데 3마리가 전날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지난 15일 기르는 소 중 일부가 코 흘림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자 방역당국에 진단을 의뢰했다. 다른 농가로 확산을 막기 위해 이 농장의 모든 소가 살처분됐다.

전남지역을 중심으로 구제역이 확산하고 있다. 국내 구제역 발생 농가는 전남지역에서만 다섯 곳이다. 지난 14일 영암의 한 농가에서 처음 발생한 뒤 1∼3㎞ 이내에 있는 농장 3곳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이틀 뒤인 16일 첫 발생 농장에서 18㎞쯤 떨어져 있는 무안의 A씨 농장까지 구제역이 번졌다.

무안군 일로읍 일대는 이날 적막이 감돌았다. 읍사무소를 드나드는 주민이 간간이 보일 뿐 거리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외지인 발길이 끊기면서 상점도 직격탄을 맞았다. 점심시간인데도 식당과 커피숍은 텅 비어 있었다. 한 식당 주인은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모르겠다”며 “안 그래도 조용했던 마을이 마치 유령마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주일에 한 번 열리는 우시장은 운영이 중단됐다. 구제역 감염 우려가 있는 소, 돼지, 염소, 사슴 등 모든 우제류에 전면 이동금지령이 내려졌다. 무안군에는 30만마리, 영암군에는 16만3000마리의 우제류가 사육되고 있다. 영암·무안군의 구제역 발생 농가 3㎞ 반경 이내는 이날 오전까지 모든 우제류에 대란 백신접종이 이뤄졌지만 농장주들의 불안감은 가시질 않고 있다.

무안에서 소 20여마리를 키우는 김명진씨(62)는 “백신을 맞더라도 항체가 생기기까지 일주일 이상 걸린다고 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외부 모임과 행사 등 일정도 모두 취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A씨 농가 출입구 두 곳에는 ‘구제역 차단방역조치로 사람과 차량의 출입은 금지한다’는 팻말이 통행을 막고 있다. 멀리서 본 농가 내부에는 흰색 방역복을 입은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소독과 살처분 작업 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전남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남은 2002년부터 ‘구제역 청정지역’을 유지해왔지만, 이번 구제역의 창궐로 명성을 잃게 됐다.

전남도와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 영암·무안군 등 인근 10개 지역의 대응위기단계를 ‘심각’ 단계로 높인 뒤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남도의 경우 2주 뒤로 예정됐던 구제역 백신접종을 앞당겨 시작했고, 대구도 관내 우제류를 대상으로 백신접종에 나서는 등 각 지자체 대응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이날 전남도청 가축방역 상황실을 방문해 방역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송 장관은 “신속한 백신접종과 철저한 소독 등 차단방역으로 구제역이 조기 종식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송 장관과 면담을 한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긴급 방역 대응을 위한 ‘특별교부세 지원’ 등을 건의했다.

경향신문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038 머리 아파 약 많이 먹었더니 더 심해진 두통··· 약 끊어야 낫는다 랭크뉴스 2025.03.19
46037 ‘새마을식당 직원 블랙리스트 있다?’…백종원 또 논란 랭크뉴스 2025.03.19
46036 박지원·박은정 “윤석열 선고 21일 예상…늦어질수록 혼란 심화” 랭크뉴스 2025.03.19
46035 이재명 "최상목, 몸 조심해라... 이 순간부터 국민이 체포 가능" 랭크뉴스 2025.03.19
46034 검찰, '1.4조 먹튀' 코인 업체 대표 법정에서 찌른 50대에 징역 10년 구형 랭크뉴스 2025.03.19
46033 '러시아 귀화 15년차' 빅토르 안, 이젠 "러 쇼트트랙의 상징" 평가까지 랭크뉴스 2025.03.19
46032 헌재 숙고 두고 "만장일치 위한 것"‥"국민적 저항에 논의 격렬" 랭크뉴스 2025.03.19
46031 강남 집값 밀어올린 '토허제 해제'...정부, 한 달 만에 "확대 재지정" 랭크뉴스 2025.03.19
46030 “변화하는 AI·반도체 시장에 대응 못했다”… 467만 주주 앞에서 반성·사과 반복한 삼성전자 랭크뉴스 2025.03.19
46029 두산밥캣, 배터리팩 사업 진출…LG엔솔과 건설장비용 제품 개발 맞손 랭크뉴스 2025.03.19
46028 이재명 "최상목 몸조심"…野, 이런 발언 세 달간 25번 쏟아냈다 랭크뉴스 2025.03.19
46027 유령회사 세우고, 가족에게 몰아주고···국고보조금 부정수급 ‘역대 최다’ 적발 랭크뉴스 2025.03.19
46026 푸틴 시간끌기 성공…'무늬만 휴전' 관측에 속타는 우크라 랭크뉴스 2025.03.19
46025 SK하이닉스, 업계 최초로 ‘HBM4’ 샘플 공급…6세대 경쟁 본격화 랭크뉴스 2025.03.19
46024 궁중 음식에 명품 집기… 일등석 고급화 힘주는 대한항공 랭크뉴스 2025.03.19
46023 “폭설 예고됐는데 왜 수업을…” 고립된 강원대 캠퍼스 밤새 뜬눈으로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19
46022 ‘삼성의 실수’…치솟은 환율에 AI 노트북 가격 ‘뚝’…“역대급 판매고 전망” 랭크뉴스 2025.03.19
46021 안철수 "李 목긁힌 뒤 누워"…野전용기 "安, 인간이길 포기했나" 랭크뉴스 2025.03.19
46020 “시진핑, 파나마 항만 매각에 분노”…홍콩 재벌 리카싱 사면초가 랭크뉴스 2025.03.19
46019 [속보]‘선거법 위반 혐의’ 정동영 의원, 1심서 벌금 70만원 랭크뉴스 2025.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