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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운영·부패 의혹에 정부 책임론 확산


북마케도니아 클럽 화재 참사
(코차니[북마케도니아] EPA=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북마케도니아 동부 소도시 코차니에서 시위대가 코차니 지방자치단체 건물 앞에 모여 집회를 열고 있다. 전날 새벽 3시께 코차니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59명이 목숨을 잃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2025.03.17 [email protected]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북마케도니아 동부 소도시 코차니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화재로 최소 59명이 숨진 가운데 참사에 대한 시민들의 슬픔이 분노로 바뀌고 있다.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참사 하루 뒤인 17일(현지시간) 코차니 도심 광장에는 수천명의 시민이 모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동시에 책임자 처벌과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든 피켓에는 '우리는 사고로 죽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부패로 죽는다', '연줄만 있으면 뭐든 합법이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일부 시위 참가자들은 나이트클럽 소유주와 관련된 차량을 파손하고 그가 운영하는 상점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수도 스코페에서도 수백 명이 동참한 가운데 촛불 집회가 열렸다.

스코페에서 동쪽으로 약 115㎞ 떨어진 인구 2만5천명의 소도시 코차니에서 벌어진 이번 참사는 북마케도니아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다. 시민들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부패로 인한 비극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코차니의 나이트클럽 '클럽 펄스'는 불법적으로 운영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으로 필수적인 화재 경보 장치나 스프링클러가 없었으며, 하나뿐인 비상구마저도 내부에서 열 수 없는 구조였다.

북마케도니아 검찰청의 류프초 코체브스키 검사는 "나이트클럽이 최소한의 안전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 채 운영됐다"며 "이에 따라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고 말했다.

북마케도니아 클럽 화재 참사
(코차니[북마케도니아] 로이터=연합뉴스) 북마케도니아 동부 소도시 코차니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소 59명이 숨진 가운데 참사 하루 뒤인 17일(현지시간) 사람들이 나이트클럽 소유주가 운영하는 상점을 파괴하고 있다. 2025.03.17 [email protected]


현재까지 전·현직 정부 관리들과 나이트클럽 운영진을 포함해 약 20명이 체포됐다. 당국은 이들에 대해 "공공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며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해당 나이트클럽의 영업 허가가 경제부를 통해 불법적으로 발급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흐리스티얀 미츠코스키 총리는 "경제부에서 부당하게 발급된 허가증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며 관련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전 경제부 장관 역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차니 시장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부패 의혹이 불거지자 즉각 사임했다.

이번 화재는 전날 새벽 3시께 코차니의 나이트클럽 '클럽 펄스'에서 열린 힙합 콘서트 도중 발생했다. 당시 클럽 내부에는 허용 인원 250명의 2배가 넘는 인파가 몰려 있었다.

공연용 불꽃 장치에서 튄 불씨가 천장으로 옮겨붙으며 화염이 순식간에 내부를 집어삼키자 공포에 질린 젊은이들이 한꺼번에 탈출을 시도하면서 59명이 사망하고 150명 이상이 다쳤다. 부상자 중 51명은 불가리아, 그리스, 세르비아, 튀르키예 등 인접 국가의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또한 세르비아, 체코, 이스라엘에서 화상 치료 전문가들이 급파돼 현지 의료진을 지원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루마니아에서도 환자들을 수용할 예정이다.

화재로 아들을 잃은 드라기 스토야노프 씨는 "이제 삶에 대한 의미를 잃었다. 단 하나뿐인 아들을 잃었다"며 오열했다.

화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15세 소녀의 아버지 사샤 제니치 씨는 "이 클럽이 엉망인 상태에서 운영됐다는 것을 모두가 알았다. 그런데도 돈을 벌기 위해 눈감아준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북마케도니아 클럽 화재 참사
(코차니[북마케도니아] 로이터=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북마케도니아 동부 소도시 코차니의 클럽 화재 피해자 유가족과 친구들이 슬퍼하고 있다. 2025.03.17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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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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