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7일 국회서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간담회
만기 3개월 '안전한' 채권... 단기 여유자금 투자
연초 전단채 발행 급증에 홈플 사기발행 의혹도
"김병주 MBK 회장, 국회 출석해야" 책임론 커져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ABSTB) 피해자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남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서 자금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40대 A씨는 올해 1월 회사 돈 10억 원을 '안전한' 채권에 투자했다. 상품명은 홈플러스 매출채권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TSB·전단채). 증권사 직원은 금리(연 6%)도 나쁘지 않고 만기(3개월)가 짧아 안전한 상품이라 설명했다. '홈플러스처럼 큰 회사가 무슨 일이 있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두 달도 지나지 않아 거짓말처럼 무슨 일(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이 터졌다. 10억 원을 모두 날릴 위기에 처한 A씨는 "몇 백만 원이라도 이자를 받아 회사 살림에 보태려 했는데 직원들 월급조차 주지 못하게 됐다"며 "부디 제발 돌려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간담회'에는 홈플러스 전단채 상품에 가입한 10여 명의 개인투자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일선 증권사 영업점에 방문했다 추천을 받아 가입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B씨는 "5월에 전세보증금을 증액해야 해서 예금통장에 3억 원을 넣어 뒀는데, 이자 몇 십만 원이라도 받으라는 권유를 받고 가입했다"며 "홈플러스는 안전하고 문제가 없을 거라고 했는데 서러워 잠도 못 자고 있다"고 말했다. C씨도 "45년 직장생활로 받은 퇴직금을 날리게 생겼다"라며 "노후자금이자 딸 결혼자금이니 가장 안전한 상품으로 해달라고 했는데, 부끄러워 아이 얼굴을 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홈플러스의 사기발행 의혹을 철저하게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홈플러스가 신용등급 하락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현금 확보를 위해 기업회생절차 신청 전 채권 발행 규모를 늘렸고, 그 과정에서 불완전 판매도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신영증권의 홈플러스의 ABSTB 발행액은 1,518억 원으로, 최근 2년간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으로 범위를 넓혀도 발행액(3,608억 원)은 1년 전 같은 기간(2,670억 원) 대비 35% 급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은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사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날 간담회를 주관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사재를 출연한다며 회피하지 말고 김병주 회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명확한 피해구제 대책을 설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도 "김 회장이 홈플러스의 알맹이만 취하고 매각이 어려워 법원에 버렸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국에서 김 회장을 긴급 출국금지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전날 사재 출연을 약속했지만, 소상공인 상거래채권 등으로 책임 범위를 한정한 데다 정확한 출연 액수 등도 공개하지 않아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은 18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불출석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619 “한달에 1억개씩 보내줘” 美 요구에 韓 계란 가격 ‘급등’ 랭크뉴스 2025.03.24
43618 韓 권한대행, 긴급 NSC 회의 소집… “외교정책 차질 없도록 최선 다하라” 랭크뉴스 2025.03.24
43617 "밤마다 뒤척이시나요?"…'꿀잠' 잘 수 있다는 수면 보조제 수준 '이 과일' 랭크뉴스 2025.03.24
43616 김태열 전 소장 “명태균 씨가 김영선 전 의원 하대” 랭크뉴스 2025.03.24
43615 "재판관 3명 가능성 보였다"…'尹 기각' 기대감 휩싸인 與 랭크뉴스 2025.03.24
43614 강동구 4차로 걸친 깊이 30m 대형 싱크홀…오토바이 수색 중 랭크뉴스 2025.03.24
43613 이재용, BYD 선전 본사 찾았다… ‘전장 동맹’ 확대할까 랭크뉴스 2025.03.24
43612 헌재 “계엄 미리 알고 있었거나 적극 관여한 증거 찾을 수 없어” 랭크뉴스 2025.03.24
43611 강동구 4차로 걸쳐 깊이 30m 대형 싱크홀…오토바이 수색 중 랭크뉴스 2025.03.24
43610 사흘째 확산 의성 '괴물 산불' 안동까지 번져…장기화 우려(종합2보) 랭크뉴스 2025.03.24
43609 [르포] 10초 만에 미세먼지 수치 ‘뚝’, 지하철 역사 지키는 무필터 저감장치 랭크뉴스 2025.03.24
43608 "15세 소년과 사귀다가 아이까지 출산" 아이슬란드 아동부 장관 사임 랭크뉴스 2025.03.24
43607 ‘우짜면 좋노’ 밖에…속수무책으로 번지는 산불 랭크뉴스 2025.03.24
43606 "불상도 대피 중"... 천연기념물 포함 '국가유산 5건' 산불 피해 랭크뉴스 2025.03.24
43605 한 총리, 긴급 NSC 주재 "경제가 곧 안보, 안보가 곧 경제" 랭크뉴스 2025.03.24
43604 타이거 우즈 “인생여정 기대”…트럼프 주니어 전 부인 버네사와 연인관계 인정 랭크뉴스 2025.03.24
43603 의성 산불, 강풍 타고 안동으로 확산…진화대원도 긴급 대피 랭크뉴스 2025.03.24
43602 '축구장 150개' 규모 대형산불 동시다발 왜?‥기후변화가 키운 화마 랭크뉴스 2025.03.24
43601 제 목소리 다 낸 재판관들…'尹 4월 선고설'에 힘 실린다 랭크뉴스 2025.03.24
43600 의성 산불 ‘초속 15m’ 강풍 타고 안동 덮쳤다…주민 대피령 랭크뉴스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