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교수 등 “헌법 위 국민저항권” 주장 반복
지지자 사이 “죽을 수도 있다” 과격 목소리도
지지자 사이 “죽을 수도 있다” 과격 목소리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전국총연합 자유마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전국총연합 자유마을대회’가 17일 경기 수원시에서 열렸다. 3000여명의 참석자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12·3 비상계엄을 옹호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등을 요구했다. 전 목사가 “우리가 이겼다”고 외치자 이들은 “아멘”이라고 환호하면서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낮 12시쯤 경기 수원시의 한 컨벤션센터 인근은 태극기를 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인근 수원역 2번 출구 앞부터 ‘자유통일당’ ‘미군철수 절대 반대’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른 주최 측 관계자들이 이들을 환영하기 위해 나와있었다. 컨벤션센터 홀에 입장한 이들은 주최 측이 미리 깔아놓은 4000개의 의자 중 4분의 3쯤가량을 채워 앉았다.
이날 열린 행사는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전국총연합 자유마을대회’였다. 자유마을은 전 목사가 좌파 무력화 활동과 좌파조직 마을 장악 저지 등을 위해 전국 3500여 곳에 읍·면·동 단위로 만든 일종의 풀뿌리 조직이다. 각 최소 단위마다 ‘동 대표’가 있고 이들이 ‘자유마을 주민’을 조직해 광화문 등에서 열리는 보수 집회에 참석한다. 주로 동 대표와 임원들이 참여하는 자유마을대회는 올해에만 서울·인천·충남 등 전국에서 10여차례 열렸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모인 인원은 비교적 적은 규모라고 했다. 헌법재판소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등 다른 주요 장소로 흩어져 있는 탓에 지난달 대회에 참여한 인원에 비하면 3000여명만 모였다고 했다. 대회 후 일부 인원은 헌재 앞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행사가 시작하자 분위기가 뜨거워졌다. 전 목사를 비롯한 목사와 교수 등 발언자들은 무대에 나와 “12·3 비상계엄으로 국가가 살아났다” “윤석열은 광화문 집회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었다”고 외쳤다. 이들은 발언자들의 설명을 ‘자유마을 주민’ 등 주변 사람들에게 다시 전하라고도 당부했다. 앉아있던 이들은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화답했다.
전 목사는 “마지막으로는 국민 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며 “국민저항권이 헌법 위에 있다는 것은 윤 대통령이 가르쳐준 것”이라고 했다. 그는 “300명 규모의 국민저항권위원회를 만들 것”이라며 “봉사할 사람은 우리 교회로 전화하라”고 했다. 전 목사는 “헌재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된다고 해도 국회가 야당 192석이라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며 “4·19 혁명처럼 국민저항권을 밀고 나가서 국가를 새롭게 조직해야 한다”고 했다.
참여한 동 대표들은 전 목사를 “선지자”라고 부르며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평택에서 온 60대 동 대표 A씨는 “탄핵이 기각되든 인용되든 저항권은 발동될 것”이라며 “국민저항권이 발동되면 누군가 죽을 수도 있겠지만 싸움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충북에서 온 윤모씨(71)도 탄핵 결정이 나는 날엔 헌재 앞으로 갈 예정이라고 했다. 윤씨는 “탄핵이 인용되면 이재명 체제가 되는데, 공산당에 나라가 넘어갈 수 있다”며 “저항권을 발동하는 건 내가 아니라 지도부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항권으로 죽게 되더라도 순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있는 죽음”이라고 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7일 경기 수원시에서 열린 전국총연합 자유마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