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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걸어나오고 있다. 김영원 기자 [email protected]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이번주 후반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야가 선고 승복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기각이든 인용이든 헌법재판소 결론에 따른 양 진영의 극단적 반발이 터져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탓에, 윤 대통령 본인을 비롯한 정치권의 ‘승복 선언’이 선고 전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이 기각될 경우 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선동하는데, 이런 자세를 버리고 한시라도 빨리 헌재 결정에 승복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제발 말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과 헌재 공격 자제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이 전날 윤 대통령 탄핵심판과 관련해 “당의 공식 입장은 헌재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권성동 원내대표)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날 민주당에 ‘헌재 결정 승복 선언’을 요구한 것은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출구 전략’으로 풀이된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대통령 탄핵 문제와 선을 그을 ‘알리바이’를 쌓고 있다는 것이다. ‘헌재 결정 불복을 선동한다’는 비판의 화살을 민주당으로 돌리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채널에이(A) 유튜브에서 “민주공화국의 헌법 질서에 따른 결정을 승복하지 않으면 어쩔 것이냐”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헌재 선고 이후의 국정 혼란을 수습할 첫걸음은 윤 대통령의 승복이라는 지적이 이날 두 당에서 동시에 나왔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승복을 약속할 진짜 당사자는 윤석열”이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마지막 도리”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한겨레에 “어떤 쪽이든 헌재 결정이 나면 충돌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며 “대통령이 직접 승복 메시지를 내면, 혼란 정국을 조금이나마 잘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좀 더 명확하게 (승복) 뜻을 말씀해달라”고 촉구했고, 유승민 전 의원도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 “‘분열과 갈등을 그만하고 우리 통합하자’는 메시지를 내는 게 대통령의 당연한 책무”라고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국회의원 300명이 헌재 결정이 나오기 전 한목소리로 사전 승복에 나서는 것은 향후 소요를 최소화할 ‘사회적 약속’의 시작점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날 한겨레에 “정치권이 헌재 결정 이후, 헌정을 수호하자는 약속을 확인하고 갈 필요가 있다. 헌재 결정 이후의 정치사회적 혼란이나 갈등을 고려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확인하는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 행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도 “국회 차원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여야가 함께 결의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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