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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1.3%p↓ 멕시코 2.5%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대만 반도체 업체 TSMC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주요 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끌어내렸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성장률도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오이시디는 17일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1년 전과 견줘 3.1% 성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기존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미국이 주도하는 보호무역주의의 물결에 따라 나라 간 무역 장벽이 공고해지고 군사적·지정학적 긴장도 커지면서 주요 나라에서 기업이 투자를 줄이고 가계가 지갑을 닫을 가능성이 크다고 오이시디는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직접 휘말린 캐나다와 멕시코 성장률 전망치가 크게 뒷걸음질 쳤다. 미국 행정부는 오는 4월부터 두 나라에 25%의 관세를 매길 예정이다. 캐나다는 기존보다 1.3%포인트, 멕시코는 2.5%포인트 전망치를 끌어내렸다. 두 나라는 상대적으로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다.

미국 경제 역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오이시디는 올해 미국이 기존 전망치 대비 0.2%포인트 하락한 2.2%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는 1.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발 무역 전쟁으로 인해 미국 경제 역시 큰 타격을 입게 될 거란 분석이다.


무역 질서가 재편되면서 수출 중심의 경제에 의존하는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도 대폭 하락했다. 기존 2.1%에서 0.6%포인트 낮은 1.5% 성장에 그친다는 전망이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이 지난 2월에 내놓은 전망치 각 1.6%, 1.5% 유사하다. 다만, 오이시디는 이번 24쪽 분량의 보고서에 ‘12·3 내란사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 충격에 직접 타격을 받지 않는 중국은 오히려 성장률 전망치(4.7%→4.8%)가 0.1%포인트 상승했다. 유로 지역은 0.3%포인트 하락한 1.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오이시디는 이번 보고서에 미국의 중국, 캐나다, 멕시코 관세 인상 조처와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만 반영했다. 오이시디는 “무역 장벽이 추가로 더 높아지면 경제 활동은 더 둔화되고 물가는 더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경고음은 성장률 둔화에만 그치지 않았다. 고율의 관세 부과가 공급 쪽 비용을 끌어올리면서,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했다. 오이시디는 “무역 비용 증가의 영향이 점차 최종 상품 가격에 반영되면서 여러 국가에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더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통 경기가 둔화되면 물가가 하락하지만, 무역 장벽의 비용 탓에 경기 둔화와 고물가라는 ‘이중고’가 닥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판단에 따라 오이시디는 올해 미국(2.1%→2.8%·전망값 변화), 캐나다(2.0%→3.1%), 멕시코(3.3%→4.4%) 등 관세 전쟁을 치르는 국가들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특히 식료품 가격이 오르며 상품 부문의 물가 상승률이 반등하는 나라 가운데 하나로 한국을 콕 집어 언급했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9%에서 소폭 상승해 지난 1월(2.2%)과 2월(2.0%) 연속으로 2%대를 유지했다.

오이시디는 “각국 중앙은행은 높아진 불확실성과 무역 비용 상승이 임금과 물가 압력을 가중시킬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앙은행이 경기 둔화에 따른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을 성급하게 시행하기보다는, 물가 상승 추이를 면밀히 살피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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