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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 여파…지난해 비해 가격 2배↑
미국 전역에서 달걀 밀수 적발 사례 36% 증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코스트코 매장에 계란 판매 수량이 제한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최근 몇 달 사이 달걀값이 치솟으며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자 남부 접경지역에서 검역을 거치지 않은 달걀을 밀수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이번 회계연도 들어 달걀 밀수 적발 건수가 미국 전역에서 36% 증가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남부 접경 도시 라레도 CBP 사무소에서는 같은 기간 달걀 밀수 사례가 54% 증가했으며, 특히 샌디에이고 사무소에서는 적발 건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주 엘패소 CBP 사무소의 로저 마이어 대변인은 “밀반입이 증가하는 원인은 가격 차이”라며 “현재 멕시코의 달걀 가격은 미국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엘패소 지역에서만 올해 1월부터 90건의 달걀 밀수 시도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는 검역을 통과하지 않은 달걀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달걀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불법 반입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불안을 느낀 소비자들이 달걀을 사재기하면서 가격 인상과 품귀 현상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에서 12개 들이 A등급 달걀의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2월 기준 5.9달러(약 8600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의 3달러와 비교하면 2배 가까운 수준이며, 대도시의 일부 소매점에선 달걀 12개 가격이 10달러를 넘는 경우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에 프랜차이즈 식당 ‘와플하우스’를 비롯한 일부 식당에서는 달걀이 포함된 메뉴에 추가 요금까지 청구하기 시작했다.

‘에그플레이션’(달걀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공포가 커지자 트럼프 행정부도 대책에 나섰다. 미 법무부는 대형 업체들의 담합 의혹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고, 농무부는 달걀 가격 해결을 위해 최대 10억 달러(약 1조4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브룩 롤린스 농무부 장관은 달걀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WSJ는 튀르키예가 최근 약 1만6000톤의 달걀을 미국으로 배송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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