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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7세 고시 열풍' 한국 영유아 사교육 조명
"명문대 두고 경쟁… 세계 최저 출산율 악순환"
지난해 7월 서울 시내 한 학원가에 초등학생 상대 '의과대학 준비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초등학생을 상대로 로스쿨반·의대반이 편성되는 등 영유아 사교육 과열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다. 뉴스1


이른바 '7세 고시'에 이어 '4세 고시'까지 등장한 한국의 영유아 사교육 광풍 현상을 외신도 집중 조명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6세 미만 영유아 절반을 학원으로 내모는 한국의 치열한 학업 경쟁' 제하 기사에서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이 (한국의) 저출산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 지적했다.

최근 한국 사교육계에선 영유아를 가르치는 영어·수학 학원에 들어가기에 앞서 치르는 높은 수준의 배치고사를 '4세 고시' '7세 고시'라고 일컫는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등 일부 지역에 있던 선행학습 문화가 전국으로 퍼진 결과다.

FT는 사교육 기관인 ‘학원’을 ‘hagwon’이라는 알파벳 문자로 표현하기도 했다. 신문은 이를 "영어, 수학, 과학, 글쓰기 등과 같은 과목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에서 매우 큰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일류 대학에 입학하고 대기업에 갈 수 있도록 학원에 의지한다"
고 지적했다.

FT는
'한국의 6세 미만 영유아 중 절반에 가까운 47.6%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는 한국 교육부 통계도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학업 시스템의 압박은 급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는 한국의 인구 구조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였다. FT는 매달 가구 소득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인 250만 원을 세 자녀 사교육비에 지출하는 38세 공무원 최모씨의 사례를 소개하며
"자녀 교육비 증가는 부모들의 노후 빈곤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고 짚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3일 영유아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작년 7~9월 만 6세 미만 영유아 가구 부모 1만3,2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사교육 참여율이 47.6%
인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이다. 특히 5세 때는 10명 중 8명(81.2%)이 학원을 다녔다. 일주일에 평균 5.6시간을 사교육에 썼고, 월평균 33만2,000원이 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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