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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와 출연 규모 협의하는 중
회장 책임론 제기되자 부담 느낀 듯
금감원, 이달 MBK 검사 나설 전망
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에 대한 규탄 현수막이 16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에 걸려 있다. 김병주 MBK 회장은 이날 홈플러스에 납품하는 소상공인들이 원활하게 결제 대금을 받을 수 있도록 사재를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김병주 MBK파트너스(MBK) 회장이 홈플러스에 사재를 출연한다. 홈플러스와 거래하는 소상공인이 결제 대금을 원활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출연 규모는 홈플러스와 협상 중으로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사태에 대주주 MBK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김 회장이 18일 예정된 국회 정무위원회에 현안 질의 증인으로 채택되는 등 정치권 압박도 거세지자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MBK는 16일 낸 입장문에서 “홈플러스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김병주 MBK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게 신속히 결제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출연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MBK 관계자는 “신속히 지급돼야 할 금액을 현재 홈플러스와 협의하면서 파악 중”이라며 “그에 따라 규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주말 사이 사재 출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4일 열린 홈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김광일 홈플러스 부회장은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가능성에 대해 “답변드리기 곤란하다”고 했다. 이에 MBK가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는 시장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대출자와 채권자 등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김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서라도 피해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김 회장의 사재출연 결정이 향후 채권단과의 협상에 도움이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채권단이 납득할 만한 규모의 사재 출연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권의 지적이다. MBK와 홈플러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일정 비율 이상의 채권단 찬성이 있어야 법원의 인가를 받을 수 있다. 회생계획안에는 홈플러스 점포 매각, 익스프레스(슈퍼마켓 사업부) 매각 재추진,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강화 등 방안이 담길 계획으로 전해졌다.

그간 채권단은 MBK가 자구 노력 없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대해 불만을 가져왔다. MBK는 메리츠금융그룹 등 주요 채권자들과 채권단협의회를 발족했지만, 아직 정식 회의 일정도 정해진 바 없다. 메리츠금융그룹(1조2000억원)과 KB국민은행(547억원) 신한은행(289억원), 우리은행(270억원) 등 금융권의 홈플러스 익스포저(대출 등 위험노출액)는 약 1조4000억원이다.

MBK는 신용등급 강등 사실을 알고도 홈플러스 유동화채권을 발행했다는 사기 의혹도 받고 있다. 금융 당국은 관련 의혹을 살피기 위해 지난 13일부터 홈플러스 자산유동화증권 전자단기사채(ABSTB) 발행 주관사 신영증권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를 대상으로 검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주 증권사와 신평사 검사를 마치고 이르면 이달 안에 MBK 검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세청도 MBK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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