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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원 3인의 ‘계엄 지지’ 이유
지난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신소영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에서 임상심리사로 일하는 국민의힘의 40대 여성 당원 이아무개씨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이유를 묻자 “야당이 줄탄핵에 예산삭감으로 정부를 마비시키지 않았나?”라며 “진짜 내란범이 누구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7~10일 한겨레와 인터뷰한 다른 국민의힘 당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거대 야당, 민주당의 횡포”를 지적하며, “윤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이 처음부터 ‘비상계엄’을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 2023년 국민의힘 당원에 가입했다는 윤성열(35)씨는 지난해 12월3일 전까지는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탄핵반대 청년연대’ 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다. 윤씨는 비상계엄 선포 당일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지만, 이내 “국정을 마비시키고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는 반국가세력과 맞서 싸우기 위해 비상계엄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대한민국 청년으로서 응원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말처럼 ‘반국가세력’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비상계엄 선포였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원이 된지 10년이 훌쩍 넘었고, 대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유아무개씨도 비슷했다. 그는 처음 계엄령 발동 소식을 접했을 때 “간첩을 잡았나 싶었다”고 한다. 국내 정치 상황으로 계엄을 선포하리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후 대통령 담화를 듣고 “그 심정을 이해했다”고 한다. 그는 “윤 대통령을 평소 좋아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투표로 뽑힌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며 “야당이 줄탄핵에 정부 운영에도 사사건건 비협조적이지 않았느냐. 나였어도 울화통이 터졌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한덕수 총리도 탄핵하고, 걸핏하면 탄핵으로 겁박하고 있다. 벌써 여당이 된 것처럼 그러는데, 그 모습을 보기 싫어서라도 탄핵에 반대한다”고 했다.

앞서 인용한 40대 당원 이씨는 “탄핵 문제는 ‘체제의 전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이 인용되면 국가 성장을 방해하는 세력이 더 활개를 치고, 정말 나라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60대 윤씨 역시 “행정부 운영을 마비시킬 정도의 줄탄핵과 예산 삭감이 있었지 않았나. 대통령이 국정을 수행하는데 민주당이 무조건적으로 방해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비상계엄은 대통령 입장에선 당연한 통치행위”라고 주장했다.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한겨레 자료

이들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다. 유씨는 “앞뒤 말이 다르다. 대통령이 되면 또다시 반대 세력을 숙청하려 할 건데, 나라가 계속 시끄럽지 않겠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도 민주당이 장악하고, 대통령도 이 대표가 하면 정말 나라를 마음대로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이재명처럼 거짓말하고 앞뒤가 다른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작은 사업도 함께할 수 없다”고 했다.

문제는 이들의 불신과 적대감이 야당뿐 아니라 헌법재판소와 법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기관으로까지 향해 있다는 점이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 이후 지속적으로 전파해온 메시지들의 효과로 보였다.

윤씨는 “공수처는 권한도 없는 수사를 하며 대통령을 불법 체포하려 했고, 법원 역시 수사 권한이 없는데도 영장을 발부했다”며 “헌재는 재판 진행 과정이나, 재판관들의 성향을 보면 공정한 법 집행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편향성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씨는 ‘서부지법 난동 사태’에 대해 “난동이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극우라고 프레임을 씌우는 건 맞지 않은 것 같다”며 “나라를 위해, 애국심으로 낸 목소리를 과잉 진압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했다. 유씨는 “입장 바꿔놓고 내가 재판을 받는데, 판사가 저쪽 편이라는 생각이 들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탄핵반대 세력 사이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부정선거 음모론’에 대해선 세 사람 모두 “구체적 증거가 없다”며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의혹이 커진 게 사실이니, 문제를 확인하고 점검해 볼 필요는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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