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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명규 기자


이르면 3월 말 고령층 자산가들을 타깃한 첫 민간 주택연금 상품이 나온다. 하나은행과 하나생명은 12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 대상 주택연금(역모기지) 신사업을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승인받았다.

역모기지는 이미 집을 가진 사람에게 이를 담보로 생활자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가입자는 사망 또는 계약 시까지 자택에 거주하면서 매월 일정한 노후생활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그간 역모기지 상품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서를 발급하는 공시가격 12억원 이하 주택 소유자만 가입할 수 있었다. ‘민간 주택연금’ 사업이 시행되면 12억 초과 고가 주택을 보유했지만 노후 자금 마련에 골머리를 앓는 자산가들이 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품의 운영 방식은 기존 주택연금과 동일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회사가 종신·비소구방식의 역모기지론을 제공하면서 기존 주택 관련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를 완화해 주는 식이다.

연금액은 주택 가격, 가입자의 나이, 금리 등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담보 자산 가치가 올라간 만큼 가입자가 매달 받는 연금액도 올라간다. 예를 들어 기존 주택금융공사 보증 상품의 경우 공시가격 7억원 주택을 보유한 70세가 매월 받을 수 있는 금액은 206만원이다. 하지만 공시가격 20억원의 아파트를 소유한 70세가 민간 주택연금에 가입할 경우 월 300만~350만원 수준의 연금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은 안정적으로 장기적인 수익을 가져갈 수 있고 서울에 똘똘한 집 한 채만 있는 사람들은 솔깃할 만한 상품”이라면서도 “실제 수요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은 비금융 신사업에 적극적이다. KB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은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고 신한은행은 배달앱 시장에서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9년 4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알뜰폰 ‘KB리브모바일’ 사업을 승인받았다. 지방 소도시에선 은행 지점이 휴대폰 가입 창구가 될 수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 새로 가입하는 고객이 은행 계좌를 새로 만들면 알뜰폰 요금을 더 깎아주는 식의 부수 거래도 챙길 수 있다. 반대로 알뜰폰 고객이 은행의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혜택을 받기도 한다. 예컨대 알뜰폰 고객이 국민은행 계좌로 통신비를 일정 횟수 이상 자동이체하면 적금 가입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식이다.

우리은행도 비슷한 사업에 진출한다. 지난해 4월 금융위가 은행 부수 업무로 허용한 지 1년 만에 알뜰폰 사업 ‘우리원(WON)모바일’을 시작한다. 금융거래 실적에 따른 통신요금 할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배달플랫폼 땡겨요는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은행장 시절 기획부터 출시까지 직접 챙긴 사업이다. 2%라는 낮은 중개수수료와 빠른 정산 서비스 등을 차별화로 내세운다.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인기다. 전국 휴게소 매출 1위인 가평휴게소의 경우 모바일 주문 매출 중 땡겨요 비중이 95% 이상이다.

신한은행은 땡겨요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편하게 음식점에서 주문할 수 있도록 매장식사 웹 서비스를 지난해 4월 개발했는데 첫 적용 무대를 ‘휴게소’로 선정하고 전담팀을 만들었다. 휴게소 미리 주문 서비스는 이미 타사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 판매 메뉴와 가격 등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고 대행 용역을 통한 운영으로 관리 한계에 직면해 곳곳에서 서비스를 철수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3월 현재 전국 60개 휴게소와 직접 제휴를 맺었다. 신한은행은 휴게소에 이어 푸드코트와 구내식당 등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은행권 신사업은 당장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기에는 어렵다. 아직까지 득보다 실이 크다. 땡겨요는 지난해까지 수익이 나지 않았다. 배달앱 시장점유율은 약 2%가량이다. KB리브모바일의 알뜰폰 점유율은 5% 안팎이다. 가입자 수는 40만 명대에 그친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누적적자만 600억원가량이다. 우리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은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알뜰폰 시장의 성장이 둔화된 데다 규제 강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규 고객 유입과 데이터 확보라는 장기적 이점이 있다. 신한은행은 땡겨요에 등록된 요식업체와 자영업자들의 주문 내역, 앱 내 매출 등을 수집해 금융상품을 개발하거나 영업 전략을 수립할 때 활용한다. 예컨대 라이더대출이나 땡겨요 사업자 대출 등이다. 국민은행은 알뜰폰의 비대면 개통 고객 절반 이상이 2030대 고객이다. 미래세대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데 의미가 있다.

한편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는 기존 금융서비스의 제공 내용·방식·형태 등 차별성이 인정되는 금융업 또는 이와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대해 규제 적용 특례를 인정하는 제도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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