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예능 '미친맛집'·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등
폭력성·자극성 높은 콘텐츠에 등 돌리고
잔잔하고 감동적인 '무해한' 콘텐츠 인기
예능 프로그램 '미친맛집: 미식가 친구의 맛집'에서 가수 성시경과 일본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음식이 나오기 전 소소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넷플릭스 캡처


#. 가수 성시경과 일본의 '고독한 미식가'의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눈다. 맛집과 일상에 대한 이야기다. 음식이 나오면 천천히 맛본 후 각자의 느낌을 말한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회당 20분가량의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미친맛집' 얘기다. 맛집 순위를 경쟁적으로 매기거나, '먹방'처럼 과장된 리액션을 선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공개 후 일주일 간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 인기 1위를 차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도 눈부시다. 공개 후 열흘째 국내 넷플릭스 인기 1위다.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넷플릭스 드라마는 ‘더글로리’(2022~2023), ‘오징어게임’ 시리즈, ‘D.P.’ 시리즈 등 폭력성과 자극성이 높은 장르물이었다. 반면 '폭싹 속았수다'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여성 3대의 이야기를 다룬 감동적인 휴먼 드라마다.

1950년대생 부모들과 자녀 세대의 삶을 다룬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넷플릭스 제공


최근 ‘슴슴한 맛’ 콘텐츠가 사랑받고 있다.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국내 진출과 ‘오징어 게임’ 시즌1(2021) 성공 이후 콘텐츠의 폭력성과 자극성이 심화되자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며 ‘마라맛’ 콘텐츠에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혼란한 정치 상황 등으로 인해 드라마·예능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이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글로벌 1위 OTT인 넷플릭스의 변화가 가장 뚜렷하다. 넷플릭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자극적 콘텐츠가 주류였다. 연쇄 살인을 다룬 드라마 ‘살인자ㅇ난감’, 게임 참가자들이 서로를 고문하는 ‘더 에이트 쇼’, 기괴한 살인마를 다룬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흥행에 실패했다. 올해는 로맨스 드라마 ‘멜로무비’, ‘폭싹 속았수다’ 등 감동을 주는 콘텐츠를 앞세웠다.

예능의 변화 폭도 크다. 지난해 ‘피지컬:100’ 시즌2, ‘흑백요리사’ 등 서바이벌 대작을 선보였던 반면 올해는 소소하고 가벼운 예능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친맛집'과 함께 지난달 22일 공개된 '주관식당'이 대표적이다. 출연자와 눈도 못 맞출 정도로 내향적인 최강록 셰프와 수다스럽지 않은 개그맨 문상훈이 게스트를 위해 요리를 한다. 방송에는 둘의 정적까지 고스란히 담겼고, 화면을 도배하는 현란한 자막도 없다.

김헌식 중원대 사회문화대 특임교수는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국내에서 나온 장르물이 대부분 흥행에 실패하는 등 대중이 선호하는 콘텐츠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장르물 중심이었던 넷플릭스조차 이에 맞춰 ‘폭싹 속았수다’ 등 삶의 애환과 감동을 다루는 콘텐츠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강록(오른쪽) 셰프와 개그맨 문상훈이 진행하는 예능 '주관식당'. 넷플릭스 캡처


‘드라마왕국’ tvN 등을 운영하는 CJ ENM은 올해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무해력’을 꼽았다. “삶을 길게 보고 긍정하며 낭만을 잃지 않는 콘텐츠”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새로 시작한 드라마 ‘감자연구소’와 예능 ‘에드워드 리의 컨츄리쿡’, 다음 달 공개되는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과 예능 ‘언니네 사진직송’ 시즌2 등 '무해' 콘텐츠를 내세워 흥행을 노린다.

윤석진 충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자극적인 콘텐츠는 보는 것 자체로 감정 소모가 크다”며 “요즘 같은 혼란한 정치 환경에서는 감정 소모가 심한 것보단 편안하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시작한 예능 '에드워드리의 컨츄리쿡'. tvN 제공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073 백종원, 이번엔 '농약통에 넣어 뿌린 사과주스' 논란... "개선할 것" 랭크뉴스 2025.03.17
45072 광주 도심서 탄핵 촉구 시위 60대, 갑자기 쓰러져 사망 랭크뉴스 2025.03.17
45071 인천공항서 쓰러진 베트남 임신부... 병원 13곳서 거부해 구급차 출산 랭크뉴스 2025.03.17
45070 "총리 있었으면 불호령"... 헌재 선고 앞두고 소환된 한덕수, 왜? 랭크뉴스 2025.03.17
45069 국민의힘 "미국 민감국가 지정, 거대 야당 정치적 혼란 때문" 랭크뉴스 2025.03.17
45068 ‘의사결정의 대가’ 카너먼, 마지막 선택은 ‘조력사망’ [이런뉴스] 랭크뉴스 2025.03.17
45067 [속보] 경찰, '경호처 강경파' 김성훈·이광우 17일 오후 구속영장 재신청 랭크뉴스 2025.03.17
45066 경찰, 오늘 김성훈 경호처 차장 4번째 구속영장 신청(종합) 랭크뉴스 2025.03.17
45065 부산서 베트남인 마약사범 급증…이유는 랭크뉴스 2025.03.17
45064 ‘14조 거부’ 김병주 회장, 이례적 사재출연… 변제금액 최대 5000억이나 실제론 못 미칠 듯 랭크뉴스 2025.03.17
45063 최상목, 4년 전 저서 “이사, 전체 주주 이익 위해 일해야” 랭크뉴스 2025.03.17
45062 [속보] 경찰 "김성훈 경호차장 구속영장 오늘 오후 재신청" 랭크뉴스 2025.03.17
45061 '민감국가' 與 핵무장론 때린 이재명…2년전 尹 실제발언 어땠나 랭크뉴스 2025.03.17
45060 “하다하다 농약 분무기 주스까지” 백종원 더본코리아 또 최저가 기록 랭크뉴스 2025.03.17
45059 직장인 3명 중 2명 “이직 때 평판조회 빈번”…부당한 일 당해도 문제제기 못해 랭크뉴스 2025.03.17
45058 의대교수들 “의사면허 하나로 전문가 대접 원해”…복귀 거부 전공의 질타 [전문] 랭크뉴스 2025.03.17
45057 엔비디아 개발자 행사 앞둔 SK하이닉스, 순매수 1위[주식 초고수는 지금] 랭크뉴스 2025.03.17
45056 김새론 측, 기자회견 예고…“내용증명 관련 새 증거 있어” 랭크뉴스 2025.03.17
45055 ‘1100억원대 사기’ 혐의 빗썸 실소유주, 대법서 무죄 확정 랭크뉴스 2025.03.17
45054 경찰 "이철규 아들에 대마 제공한 혐의 1명 검거…불구속 수사" 랭크뉴스 2025.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