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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2024 유럽 테크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삼성전자의 2024년형 Neo QLED 8K 신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중국의 퀀텀닷(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 TV와 자사 제품을 유럽 소비자 앞에서 직접 뜯어 비교하는 행사를 펼친다. 퀀텀닷 기술 사용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 제품과 자사 제품을 속속들이 비교해, 압도적 기술력을 입증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TV를 경쟁자로 인식하고 정면 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주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Neo 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2025년형 TV 혁신 기술을 소개하는 ‘2025 유럽 테크 세미나’를 개최한다. 올해로 14년째를 맞는 테크 세미나는 삼성전자가 매년 전 세계 주요 지역의 영상·음향 분야 미디어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TV 신제품, 최신 기술 및 서비스를 알리는 행사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 삼성전자는 최근 ‘퀀텀닷 없는 QLED TV’로 논란이 일고 있는 중국 가전기업 TCL의 QLED TV와 자사 제품을 직접 비교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제품을 분해해 내부 디스플레이를 비교해 보여주면서 삼성전자의 앞선 기술력을 직접 증명해 보인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TV 업체인 TCL이 ″QLED 기술 포함하지 않으면서 있는 것처럼 허위광고했다″며 미국에서 집단 소송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TCL 홈페이지 캡처
퀀텀닷은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2~10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결정을 의미한다. 입자가 작을수록 파랑, 클수록 빨강에 가까운 색을 구현한다. 업계 관계자는 “퀀텀닷은 굉장히 예민한 반도체 입자이기 때문에 이를 보호하기 위해 필름 등 특정 구조가 패널에 들어간다”라며 “전문가들은 패널을 해체해보면 퀀텀닷이 사용됐는지 육안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TCL은 최근 미국에서 허위 광고 등의 이유로 집단 소송을 당했다. TCL의 55인치 QLED TV를 구매한 미국 소비자들은 “TCL은 QLED 기술을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거나 미미한 수준임에도 기술을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허위광고했다”라며 북미 법인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 카운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국내서도 비슷한 분쟁이 진행 중이다. 퀀텀닷 소재를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는 한솔케미칼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QLED TV에 대한 시장조사를 진행하던 중 TCL의 QLED TV 제품 중 일부에 실제로는 퀀텀닷 소재가 사용되지 않은 점을 발견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삼성전자 2025년형 네오 QLED 8K. 사진 삼성전자

기술적인 면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중국산 TV의 성장세는 무섭다.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TV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3년 30.1%에서 지난해 28.3%로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산 점유율은 31.3%로 사상 처음으로 한국 점유율(28.4%)을 넘어섰다.

아직 프리미엄급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이 점유율이 높은 만큼 압도적인 기술력을 앞세워서 중국의 추격을 따돌린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을 기준으로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50.5%, LG전자는 30.6%의 비중을 차지했다. TCL은 1%, 하이센스는 0.5% 수준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네오 QLED 제품의 AI TV 모델군을 7개로 확대했으며 OLED도 10개서 14개로 확대하며 프리미엄TV 제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어려운 시장 상황을 제품 기술력으로 돌파 하기 위해 AI를 대거 도입하고 초대형 TV 시장 확대에 필요한 제품 라인업 구축, 미래기술인 차세대 마이크로LED 제품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사업보고서에서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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