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자 여권 내 탄핵찬성파 주자들이 16일 헌법재판소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 석방 뒤 주춤했던 정치행보도 재개했다. 탄핵 인용시 펼쳐질 조기대선 정국을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내 탄핵찬성파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전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이날 각각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승복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도 되는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갖춰진 나라에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여야 지도부가 초당적 승복 메시지를 발표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시 탄핵찬성파인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도 앞서 헌재 결론에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이 잇달아 승복 메시지를 낸 것은 선고 이후를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탄핵인용시 기존의 탄핵 찬반 여론 구도가 재편되면서 보수 진영에서도 새 구심점을 필요로 할 것이라는 분석이 깔렸다. 한 전 대표는 이영훈 순복음교회 목사와 면담에서 “화합하고 치유할 때”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한 대표가 중심에 서서 국민 통합을 이루는 데 우리가 하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 측은 “보수의 대안주자로 인정해준 것 아니겠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대통령 석방 직후 강성지지층 결집이 다소 완화되면서 탄핵찬성파 대선주자들의 움직임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이날 6일만에 공개 행보에 나섰고, 안 의원은 오는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다. 유 전 의원은 오는 18일 대구·경북(TK) 지역을 찾고, 오 시장은 오는 24일 저서를 출간하며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진다.
탄핵반대파 대선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고 보는만큼 결과가 확정되기 전까지 공개 행보를 자제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특별한 정치 행보를 예고하지 않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SNS 외 공개 활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홍 시장은 저서 출간 시점을 오는 21일에서 다음 주 이후로 미루고 날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