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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이 사재 출연 의사를 밝혔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로 불안에 떠는 소상공인을 위해 납품 대금을 우선 지급할 수 있도록 자신의 돈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채권단 회생 협상에 물꼬가 트일 것이란 기대와 함께, 구체적인 추가 계획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회생절차와 관련된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김 회장은 특히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거래처에 신속히 결제 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재정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재 출연 규모와 구체적 지원 방안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MBK 관계자는 “소상공인에게 물품대금이 조속히 지급돼야 거래처들도 안심하고 홈플러스와 거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소상공인 결제 대금 규모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전자단기사채(ABSTB) 등 채권 피해와 관련해서는 “모든 채권자들과 원만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 기업어음(CP) 등 단기채권 판매잔액은 총 5949억원으로 이 중 2075억원어치가 개인에게 판매됐다.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한 1조원대 리츠(부동산투자회사)·부동산 펀드 등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상당 규모 묶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 소상공인들은 기대와 의구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연합회 사무총장은 “소상공인 중심으로 정산하겠다는 결정은 다행이지만 사재 출연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강경모 홈플러스 입점협회 부회장은 “구두 발표가 아닌 공문이 필요하다. 입점업체들은 계속 영업을 해도 될지, 폐점하면 보증금은 돌려받을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 물건을 공급하는 납품업체는 1800여개, 입점업체(테넌트)는 8000여개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에 자금 집행을 승인한 내역은 총 4586억원 규모로 물품·용역대금 3457억원, 입점업체 정산대금 1127억원 등이다.

김 회장의 사재 출연 결정이 채권단을 설득하는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홈플러스의 금융권 채권자는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선순위 대출 1조3000억원을 집행한 메리츠금융그룹을 비롯해 KB국민은행(547억원), 신한은행(289억원)·우리은행(270억원) 등이다. 홈플러스와 MBK는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 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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