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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잃었거나, 취업 준비를 하거나, 또는 그냥 쉬는 15~29세 청년이 지난달 120만 명을 넘었다. 30대에서도 ‘쉬었음’ 인구가 6개월째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내수 부진과 제조·건설업 불황의 영향이 청년 고용에 거세게 불어닥친 상황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15~29세 청년 중 실업자는 26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00명(2%) 증가했다.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15~29세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5000명 늘어나 420만9000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는 2003년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50만 명을 돌파했다.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람은 43만4000명이었다.

결국 지난달 ‘실업자+쉬었음+취업준비’ 상태인 15~29세는 총 120만7000명에 이른다. 전년 동월(113만4000명) 대비 7만3000명(6.4%) 불어난 수치다. 청년층 전체 인구가 줄어드는데도 이른바 이런 ‘청년 백수’가 늘었다는 것은 청년 고용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의미다. 경제 성장은 둔화하고, 기업의 경력직 선호·공채 축소 현상까지 겹치며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30대에선 쉬었음 인구가 31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만4000명(4.6%) 증가했다. 역시 통계 작성 이래 같은 달 기준 최대 규모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5~29세와 달리 30대 이상의 쉬었음 인구는 직장에서 한 번 이상 퇴사를 겪은 뒤, 다시 일자리로 복귀하지 못해 구직을 포기한 경우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그냥 쉰’ 30대 31만6000명…6개월 연속 최대치 경신
30대 실업자의 경우 지난해 기준으로 취업 ‘무경험자’가 3000명에 그칠 때 취업 ‘경험자’가 14만7000명으로 대다수였다. 취업 시장 위축 영향에 더해, 30대는 일자리 미스매치 문제의 영향까지 겹쳤다는 의미다.

그나마 일자리도 전일제 근무가 아닌 단시간 근무가 많은 상황이다. 15~29세 중 조사 주간 취업 시간이 36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은 지난달 93만6000명이었다. 15~29세 취업자(355만7000명) 4명 중 1명은 단시간 근로자라는 이야기다. 특히 일주일에 1~17시간 일한 초단기 근로자가 44만5000명이었다. 단기 아르바이트나 그보다 더 짧게 틈틈이 일하는 ‘스팟워커(spot worker)’ 등이 이에 해당한다.

스스로 원하는 때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청년 세대 성향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있지만, 안정적으로 일할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 실제 15~29세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는 지난달 12만1000명에 달했다. 2021년(15만2000명) 이후 같은 달을 기준으로 가장 많다.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는 통계청 조사에 ‘현재 하는 일의 시간을 늘리고 싶다’ 등으로 응답한 사람이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청년은 원하는 일자리가 없으면 1년 더 취업 준비를 하거나, 일자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고령층은 정부의 직접 일자리 사업이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청년은 결국 원하는 일자리를 갖게 해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이 선호하는 디지털 플랫폼 산업 등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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