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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오 시장측 관계자 진술 확보
“막상 만나보니 김종인 언급 없이
‘명, 세상 움직일 지략가’ 추켜세워”
명태균씨와 김영선(오른쪽) 국민의힘 전 의원. 연합뉴스

김영선 전 의원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보냈다’며 명태균씨와 함께 오세훈 서울시장 면담을 요청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오 시장 측은 선거를 총괄하는 김 전 위원장의 의중이 담긴 줄 알고 두 사람을 만났는데 김 전 의원은 그에 대한 언급 없이 명씨를 ‘세상을 움직일 지략가’라는 등 추켜세우는 데만 집중했다고 한다.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김 전 의원과 명씨가 오 시장에게 접근한 구체적 경위 조사를 통해 명씨 주장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

16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명태균 의혹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최근 복수의 오 시장 측 관계자를 조사하며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진술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2021년 1월 오 시장 측에 ‘김 전 위원장이 보냈으니 만나 달라’는 취지로 면담을 요청했다고 한다. 오 시장 측은 당시 보궐선거 총괄 지휘를 맡은 김 전 위원장이 보냈다는 김 전 의원 요청을 받아들여 그해 1월 중순 만남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김 전 의원과 명씨, 오 시장이 참석했다. 당시 오 시장 측은 김 전 위원장 메시지를 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김 전 의원은 명씨 소개에 집중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명씨의 이력 등을 언급하며 “세상을 움직일 뛰어난 지략가이자 전략가”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달 20일 중식당에서 있었던 두 번째 만남에서도 비슷한 대화가 이어졌다고 한다. 김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알지 못하는 사안”이라고 했다.

두 차례 만남 뒤 명씨가 오 시장 캠프에 테스트용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했고, 기법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명씨와 관계를 끊었다는 게 오 시장 측 입장이다. 명씨 측은 오 시장이 당시 당내 경선을 앞두고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주장한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보궐선거 당시 김 전 의원에게 오 시장을 만나라고 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명씨 측 관계자는 “명씨가 김 전 위원장의 오더를 받고 오 시장을 만났다고 진술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명씨가 당시 서울에 올라갔을 때 김 전 위원장을 만났고, 같은 날 오 시장도 만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해 10월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오 시장을 당선시켜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김 전 위원장은 부인한 바 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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