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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갑·삼단봉 준비했다며
“나도 한 대 치겠다는 마음”
경찰 “불법엔 무관용 원칙”
국민의힘 조지연·권영진·김정재·임종득 의원(왼쪽부터)이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를 촉구하며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다들 목숨 걸고 하는 거야.”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만난 이모씨(55)가 말했다. 그는 헌재 앞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천막으로 시위용품을 들고 가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선고 당일 쫓겨나지 않기 위해 자리를 선점하려 했다. 지난 13일부터 헌재 앞을 지켰다.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는 지난 10일 “헌재로부터 100m 이내는 집회 금지구역이라 차벽으로 둘러싸서 진공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지지자 20여명은 이날 헌재 정문 바로 옆에 천막을 치고 담요를 두른 채 자리를 지켰다. 천막 안에는 라면·생수가 쌓여 있었다.

유튜버 A씨도 그곳을 떠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단식하는 사람들은 생수가 가장 필요하고, 날씨가 추워 핫팩도 필요한데 선고 날 그것도 반입하지 못하게 하면 진짜 큰일 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는 “계엄이 탄핵 거리가 되느냐”며 “이 자리를 좌파나 민노총(민주노총)에서 차지하지 못하도록 계속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는 헌재 지키기를 위한 ‘준비물’도 게시됐다. 지난 10일부터 헌재 정문 옆에서 1인 시위를 해온 김연주씨(42)는 경찰의 진압에 대비해 목장갑과 삼단봉, 손전등도 준비했고 헬멧도 구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씨는 “(경찰에) 한 대 맞으면 나도 한 대 치겠다는 마음으로 이곳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을 겨냥한 살인 예고 글을 올려 경찰에 신고된 한 유튜버가 16일 현재까지 여전히 헌재 앞에서 활동을 계속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서 “여러분과 제가 다 해내야 한다. 저 헌법재판소도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헌재 인근에 9000여명을 배치하고, 월담 방지를 위해 윤형 철조망과 바리케이드로 방어선을 구축했다. 경찰청은 지난 14일 “주요 기관과 시설에는 충분한 경찰력을 배치해 불법행위를 사전 차단”하고 “모든 불법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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