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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앞 엿새째 24시간 릴레이 시위
구미, 김천 등 TK 찾아 '탄핵 기각' 목소리
지도부는 집회엔 선 긋고 공개 발언으로 견제구
조지연(왼쪽부터), 권영진, 김정재, 임종득,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각하를 촉구하며 릴레이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했다는 예상이 나오면서 국민의힘이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서 세력 결집에 나서는가 하면, 헌재 앞에서 엿새째 24시간 릴레이 시위를 벌이며 압박을 이어갔다.

16일 오후 권영진·김정재·박준태·임종득·조지연 의원 등 여당 의원들은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각하' 팻말을 들고 공정한 탄핵심판을 촉구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송언석·조지연·유용원 의원 등이 릴레이 시위를 벌였고, 24시간이 지나 이날 오후 교대했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11일부터 윤상현 의원을 시작으로 헌재 앞에서 24시간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구속 취소로 석방되자 본격적인 탄핵 기각 또는 각하 여론몰이에 나선 셈이다. 일각에서는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자 헌법재판관 간 의견일치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희망 섞인 추측도 나오고 있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재는 탄핵 결정 이전에 민심을 경청하고 법과 국민 여론을 담아 판단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독재 목소리만 듣는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보수 지지세가 강한 TK 등을 찾아 탄핵 반대 여론에 불을 지폈다. 지난 15일 구미시에서 열린 집회엔 지역구 의원인 강명구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윤상현·이만희·구자근·장동혁 의원 등이 참여했고, 송언석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북 김천시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다. 세종시 집회에선 성일종·강승규·박충권 의원 등이 연단에 올라 탄핵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주말 동안 열린 집회에선 "헌재는 내란몰이만 믿고 날뛰다가 황소 발에 밟혀 죽는 개구락지(개구리) 신세가 됐다"(장동혁 의원) "우리도 독립군 선배들처럼 목숨 걸고 싸워야 하지 않겠냐"(강명구 의원) "탄핵심판이라는 불구덩이에 놓여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구출해 내자"(윤상현 의원) 등 과격한 발언까지 나왔다.

여당 의원 절반 이상이 헌재 앞 릴레이 시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탄핵 반대 목소리가 당 전체로 확산해 가는 모습이지만, 여당 지도부는 여전히 집회 참여에 선을 긋고 있다. 대신 공개 발언을 통해 헌재에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지도부는 차분하게 헌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면서도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정치적인 판단을 하면 할수록 문 대행의 행보와 결정 하나하나가 불신의 대상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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