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자 선고 시기를 트집잡고 있다. 이미 변론이 종결된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 선고, 이달 26일로 예정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가 윤 대통령 탄핵 선고보다 먼저 내려져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장 오늘이라도 한덕수 총리 (탄핵심판에) 기각 또는 각하 선고가 내려져야 한다”며 “질질 끌면 끌수록 온갖 소문과 억측이 나오게 될 것이고, 이는 대통령 탄핵소추 심판의 공정성마저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재판소가 언제부터 정치재판소가 된 것이냐”며 “한 총리 탄핵심판의 결과를 신속하게 선고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헌재는 한 총리의 탄핵심판을 앞질러 마은혁 후보자의 권한쟁의 심판부터 서둘렀다”며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절차에 따르면 간단해질 문제를 탄핵 의결 정족수 문제, 대통령 내란죄를 뺀 소추 일관성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윤 대통령 탄핵 선고와 기일을 함께 하거나 더 뒤로 뺀다는 얘기까지 나돈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헌재는 한 총리의 심판을 최우선으로 다뤄 스스로의 권위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대통령 탄핵심판 결론은 이재명 2심 선고 이후에 내야, 그나마 헌재가 편파 졸속 재판 운영 비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며 “법적 절차와 선례를 토대로 볼 때 이 대표의 2심 선고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보다 빨리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한 총리의 탄핵심판 선고는 오는 20일쯤에,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선고일인 26일 이후에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NS에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늦다며 “선입선출 원칙까지 어기며 검사 탄핵 선고를 먼저 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밝혔다. 주 의원은 “마은혁 임명 문제와 연계해 선고를 미룬 것이라면 국익에 정면으로 반한다”며 “민주당 눈치 보기를 중단하고, 늦어도 다음주 초 선고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간 헌재의 탄핵심판 심리 과정을 문제 삼던 여당이 선고 기일이 임박하자 탄핵 선고 시기까지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모습이다. 한 총리의 탄핵 기각·각하 결정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심 유죄 선고가 우선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변론 절차 종결 후 최장 기간 심리를 이어가고 있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는 이르면 이번주 중후반에 결론이 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