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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경제]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처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한 번 쯤 건물주가 되고픈 꿈을 품어봤을터다. 일을 하지 않고도 월세로 먹고살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건물주가 경기 침체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최근 전국 상가에서 공실률이 치솟고있다.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4.73%로 1년 전(1.57%)에 비해 약 3배가량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내 오피스 공실률은 2023년 3분기 1.21%를 시작으로 5분기 연속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공실률이 2년 만에 늘어난 데는 계속해서 오르는 임대료 탓에 유입이 이어졌던 임차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내 오피스 임대료는 2020년 이래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임대료는 ㎡당 월 2만8800원으로 2020년 4분기 2만3500원이었던 것에 비해 4년 사이 22%나 올랐다.

소상공인 폐업도 급증하면서 올해 1월 자영업자 수가 550만명으로 불과 두 달 전보다 20만명이나 감소했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 사태 당시 수준인 550만명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7년보다 적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 감소는 내수 부진 등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빌딩 공실률은 유명인들도 피하기 어렵다. 최근 배우 손예진의 강남역 인근 신축 빌딩 역시 반 년 넘게 공실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진은 지난 2022년 8월, 서울 강남역과 신논현역 인근에 위치한 2층짜리 노후 상가를 244억 원에 사들였다. 이 건물은 준공된 지 반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실이다. 특히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된 이 건물은 강남역 상권에 맞는 임차 업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아 인근 상권이 24시간 활발히 운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공실이다. 공실의 원인으로는 높은 임대료가 지목된다. 2층 기준 평당 임대료가 30만 원으로, 40평 기준 월세만 1215만 원에 관리비가 122만 원 추가된다.

전문가들은 상가 공실률을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지자체의 공적 자금 투입만 기대할 게 아니라 지자체 차원의 뚜렷한 방향성과 상인들의 '아이템 발굴'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비어 있는 상가를 소비자가 필요한 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서울은 주거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원룸 월세가 폭등하는 상황에 일반 직장인이나 대학생들이 학교 근처에 저렴하게 거주할 공간은 부족한데, 상가나 소형 오피스 빌딩들은 텅텅 비어 있는 점이다. 비어 있는 상가나 중소형 오피스를 소형 주거나 공유숙박시설로 바꾸고, 다른 지역 역시 맞는 용도로 변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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