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가) 미국의 중동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보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장시간 기다리게 했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가짜뉴스”라며 격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가짜 뉴스가 늘 그렇듯이 이번에도 또! 왜 저들(언론)은 단 한 번이라도 정직한 적이 없나?”라며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내가 보낸 매우 존경받는 대사 겸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를 9시간 넘게 기다리게 했다는 기사를 간밤에 읽었다”며 “실제로는 기다린 시간이 아예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트코프 특사가 푸틴 대통령을 접견하기 전에 다른 러시아 관계자들과 만났으며 이런 회의에 당연히 시간이 걸렸지만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진행됐으며 모든 조짐이 아주 좋은 것으로 보인다"며 “결론을 말하면, 9시간 기다린 적이 없으며, 기다린 일이 전혀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들(언론)이 그런 이야기를 꾸며낸 유일한 이유는 깎아내리기 위해서”라며 “구역질나는 퇴물들”(sick degenerates)이라고 거친 말을 퍼부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회담 후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미국과 영국의 언론매체들은 아이버 베넷 스카이뉴스 모스크바 특파원의 분석을 인용, 위트코프 특사가 13일 점심 시간께 모스크바에 도착해 모스크바에서 보낸 시간이 12시간 남짓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트코프 특사는 13일 점심 무렵 모스크바에 도착했지만 8시간여를 기다린 후 밤늦게서야 크렘린 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다.
푸틴은 위트코프 특사를 접견하기에 앞서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을 진행했다.
베넷 특파원은 루카셴코의 모스크바 방문 일정이 회담 전날인 12일에야 발표된 점을 들어 “급조된” 일정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루카셴코의 방문 시점이 고의적이었는지는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우연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점은 확실하다”며 푸틴이 흔히 사용하는 권력 과시 수법처럼 보였다고 분석했다.
또한 “(푸틴이) 미국인들에게 ‘내가 보스고, 내가 일정을 정하고, 나는 누구 말이든 따를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