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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기준 충족 못해 보조금 산정 지연
판매 늦으면 지자체 보조금 예산 소진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의 국내 판매가 늦어지고 있다. 국내에 진출한 지 2개월이 지나도록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은 이미 판매를 시작한 상황이라 보조금 확정이 늦어질수록 BYD는 올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진다.

16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최근 홈페이지에 출고 지연에 대한 사과문을 게시했다. BYD는 지난 1월 16일부터 국내 첫 판매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Sports Utility Vehicle) 아토3의 사전계약을 받았지만, 지금껏 출고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국내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가 2개월이 지나도록 환경부의 보조금 지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판매가 지연되고 있다. 사진은 수도권의 BYD 전시장. /뉴스1

아토3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3곳에서 인증 절차를 통과했지만, 출고 전 마지막 단계인 환경부의 전기차 보조금 산정과 산업부의 환경친화적자동차 고시 등재를 완료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부터 환경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산정하려면 제조사가 배터리 충전량 정보(SoC·State of Charge)를 차량에 탑재해야 하는데, BYD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BYD는 1년 안에 배터리 충전량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했지만, 환경부는 보조금 산정을 위한 추가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계약 접수 후 2개월이 넘도록 인도가 되지 않으면서 고객들의 불만도 커진 상황이다. BYD는 모든 사전계약자에게 차량 출고 시 30만원 상당의 충전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달래기에 나섰지만, 최근 항의와 계약 취소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고가 지연되면서 BYD가 국내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현대차, 기아, 테슬라 등은 이미 보조금 산정을 끝내고 지난달부터 판매에 돌입했다. 보통 보조금 산정이 2월에 완료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올해는 한 달 빠른 1월에 산정돼 보조금 규모가 확정됐다.

기아는 지난달 EV3와 EV6를 각각 2045대, 859대씩 판매했다. 현대차도 아토3의 경쟁 모델인 아이오닉5를 1357대 팔았다. 테슬라는 주력 모델인 모델Y(2040대)를 앞세워 지난달에 총 2222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6일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BYD 승용 브랜드 런칭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조인철 BYD 코리아 승용부문 대표(왼쪽 네 번째) 등 관계자들이 아토3 옆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BYD 제공

업계에서는 BYD가 현실적으로 이달 안에 환경부 기준을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음달 말 보조금 산정을 마칠 경우 실제 판매는 5월부터 시작된다. 2월부터 판매를 개시한 현대차와 기아 등 주요 경쟁사에 비해 3개월이 뒤처지는 셈이다.

현대차·기아는 BYD가 국내에 진출한 이후 전기차에 대한 할인 폭도 늘리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를 100만원 할인했으며, 올해 출시한 대형 SUV인 아이오닉9의 판매 가격은 예상보다 낮은 6000만원대로 책정했다. 기아도 니로EV, EV6 등에 대해 최대 250만원의 할인을 적용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는 통상 보조금 확정 직후 판매량이 많아 1분기 실적이 한해 농사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BYD가 뒤늦게 보조금 산정을 받아 판매를 시작해도 해당 시점에는 지자체별 전기차 보조금 지급 예산도 상당 부분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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