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너자2’가 새 기록을 쓰고 있다. 개봉 한 달여 만에 관객 수는 3억 명을 넘어섰고 흥행 수익은 3조원에 달한다.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아웃2’, ‘겨울왕국2’를 꺾고 전 세계 흥행 수익 1위에 올랐다. 수익의 99.2%가 중국에서 나왔다. 글로벌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중국 내 소비 파워는 증명했다.

최근 중국은 딥시크에 이어 ‘너자2’가 대히트를 치자 애국주의적 자긍심에 고취된 분위기다. 기업이나 마을이 버스를 대절해 ‘너자2’를 단체관람할 정도다. 중국 관영 매체와 전문가들은 ‘너자2’의 성공이 중국 소프트파워의 성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너자2’의 성공은 단순한 수익 기록을 넘어 중국 문화의 혁신과 발전을 상징한다”고 자평했다.

‘너자2’는 중국 고전 속 영웅 신을 각색한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주인공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영화에 담긴 반미정서와 애국심이 가장 큰 흥행 요인이었지만 중국 신화를 재해석한 서사나 작화, 시각효과 등 애니메이션 기술 역시 할리우드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중국이 선점한 소프트파워는 게임이 유일했다.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와 속도감 있는 신작 개발로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검은신화 오공’은 그동안 모바일에 치우쳤던 중국 게임의 존재감을 콘솔 시장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영화나 음악, 드라마 등 다른 콘텐츠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사회통제와 검열이 강화되면서 중국의 문화콘텐츠는 경쟁력을 잃었다. 또 한한령 등으로 해외 콘텐츠도 규제하면서 세계무대에서 존재감도 없었다. 중국에서는 노골적으로 애국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장진호’, ‘전랑’ 등의 영화들이 주로 만들어졌고 조국애, 가족애 등을 강조한 작품들로 채워졌다.
잠적했던 마윈의 등장최근 ‘너자2’의 흥행은 달라진 중국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너자2’의 흥행은 중국과 외국의 경제, 무역, 문화, 여론 교류에 대한 강한 수요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강력한 봉쇄와 산업 규제를 이어오던 중국이 이제는 개방과 규제완화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봉쇄와 산업 규제로 투자 심리가 쪼그라들었고 부동산과 증시에 돈이 돌지 않아 경기가 얼어붙었다. 2022년 시진핑 3기 집권을 위한 어젠다인 ‘공동부유(共同富裕)’가 원인이었다. ‘같이 잘살자’며 부동산·플랫폼(기업)·사교육 규제를 강화하고 관련 기업인들을 잡아들였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플랫폼·사교육에 칼을 휘두르자 경기침체, 금융 침체, 청년 실업이라는 트리플 악재가 발생했다. 2021년에는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의 실종설까지 돌 정도로 플랫폼 규제가 강력했다.

하지만 올해는 중국 정부의 키워드가 180도 변했다. 부동산은 살리고 경제성장의 주체는 공공에서 민간으로 돌리겠다고 했다. 중국은 올해 경기 부양에만 4조8300억 위안(약 970조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내수 진작으로 수출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의도다.

3월 5일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5% 안팎’으로 설정했다.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연구개발(R&D)에는 작년보다 10% 늘어난 3981억 위안을 배정했다. 핵심 인프라에 7350억 위안을 투자해 부동산시장을 살리고 초장기 특별국채 1조3000억 위안을 발행해 내수를 살리겠다고 했다.

이제까지와 달리 경제성장 주체를 공공기관에서 민간기업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를 상징하는 장면도 나왔다. 한동안 ‘잠적 상태’나 마찬가지였던 마윈이 지난 2월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대를 받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고 두 사람이 악수했다. 미국에 대응해 ‘기술 자립’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이제까지와는 달리 민간기업들에 강하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미다.

한경비즈니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557 [샷!] "알림장·일기장도 아동학대라고 학부모가 항의" 랭크뉴스 2025.03.16
44556 고속도로서 트레일러 자빠졌다…美괴물 폭풍우에 26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16
44555 철강 위기에… 정부, 우회 덤핑 차단 조치 강화 나선다 랭크뉴스 2025.03.16
44554 충암고 이사장 "尹, 부끄러운 졸업생으로 백만번 선정하고파" 랭크뉴스 2025.03.16
44553 한은 “비트코인, 비축 계획 없다… ECB·BOJ도 부정적" 랭크뉴스 2025.03.16
44552 전기차 커뮤니티 달군 ‘ICCU’…“안전에 영향 미치지 않아” 랭크뉴스 2025.03.16
44551 5월 2일도 임시공휴일?…6일 황금연휴 두고 "다 같이 쉬자" vs "죽으란 거냐" 랭크뉴스 2025.03.16
44550 폭력 선동·모의‥'살해 예고' 유튜버도 활보 랭크뉴스 2025.03.16
44549 안철수 "승복은 항복 아닌 극복과 회복의 시작…폭력은 안돼" 랭크뉴스 2025.03.16
44548 일 끊긴 건설 일용직, 기댈 건 실업급여뿐 [양종곤의 노동 뒤집기] 랭크뉴스 2025.03.16
44547 일본 ‘레이와 쌀 소동’ 초유의 사태 랭크뉴스 2025.03.16
44546 트럼프 "켈로그 특사, 우크라이나와 직접 협상"… 러시아 불만 감안 랭크뉴스 2025.03.16
44545 “美특사, 푸틴 8시간 기다려” 보도에… 트럼프 “가짜뉴스” 격분 랭크뉴스 2025.03.16
44544 임대료 하루 1000원, 인천 천원주택 3681명 신청···경쟁률 7.3대 1 랭크뉴스 2025.03.16
44543 경남 창녕서 고병원성 AI 검출…우포늪·따오기복원센터 출입통제 랭크뉴스 2025.03.16
44542 “등락 너무 심하다”...비트코인 선 긋기 나선 한은 랭크뉴스 2025.03.16
44541 윤석열 복귀 땐 ‘2차 계엄’ ‘공소 취소’ ‘셀프 사면’ 뭐든지 가능 랭크뉴스 2025.03.16
44540 中 전기차 BYD, 보조금 늦어져 2개월째 출고 ‘0′ 랭크뉴스 2025.03.16
44539 韓유학생 사회에 ‘폭탄’ 던진 트럼프 2기…‘취업·연구 괜찮을까’ 랭크뉴스 2025.03.16
44538 ‘영문도 모른 채’ 민감 국가 추가된 딱한 동맹…국내 후폭풍 확산 랭크뉴스 202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