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마오타이 가격이 떨어진다면 마셔서 무슨 의미가 있을까?”

2020년 4월 마오타이 시가 총액이 처음으로 중국 주식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사진 신화통신 캡처
중국 구이저우성(貴州省)에서 생산되는 마오타이(茅臺). 증류주인 백주의 일종으로 중국 백주 가운데 가장 비싼 술로 꼽힌다. 1972년 중국을 방문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과 당시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만찬에서 마오타이로 건배하면서 전 세계에 이름이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내 수요 감소로 병 당 가격이 하락하면서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

마오타이 생산지인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은 마오타이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의 한 주류 상점 주인은 “예전엔 사람들이 베이징에서 비행기를 타고 와서 3000위안(약 60만3000원)에 마오타이 한 병을 구입하곤 했다”며 “이제는 한 병을 최저 1699위안(약 34만1000원)에 살 수 있지만 아무도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오타이의 생산과 판매는 1951년 구이저우성이 전액 출자해 만든 구이저우마오타이가 도맡아 한다. 이 회사는 14억명의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 내 소비량에 힘입어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주류회사로 자리잡았다. 1999년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처음 상장된 이후 중국 본토의 대장주로도 이름을 높였다. 지난해 이 회사의 시장 가치는 4000억 달러(약 581조9000억원)로 평가됐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 회사의 가치는 2021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년여 만에 거의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짚었다.

마오타이의 주력 상품인 53도짜리 페이톈(飛天) 500㎖의 병 당 가격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가격은 2013년 초 2700위안(약 54만3000원) 대비 오히려 22% 떨어졌다.

1972년 중국을 방문한 닉슨 미국 대통령을 저우언라이 중국 총리가 마오타이주로 접대하는 모습. 중앙포토
로이터는 “증권사와 회사 경영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생산한 제품의 최소 50%는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 재고”라고 전했다. 향후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두고 재고로 쌓아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재고 매각이 마오타이 시장과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이톈 가격이 올해 중반에는 2000위안(약 40만20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마오타이의 인기가 갈수록 떨어지는 것은 중국의 젊은 층이 도수가 높은 전통 백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오타이도 신세대를 겨냥해 각종 신상품을 선보였지만 소비를 유도하는 효과는 거두지 못했다. 2022년엔 우유 1㎏당 마오타이 50g을 섞어 만든 3도짜리 마오타이 아이스크림이 출시됐다. 뒤이어 유명 커피 체인, 초콜릿 업체와 협업해 마오타이 라떼, 마오타이 초콜릿을 내놨지만 마오타이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마오타이가 출시한 '장향라떼'(왼쪽)와 마오타이 아이스크림. 사진 중국 웨이보 '마오타이시공' 캡처
구이저우성 재정 상황에도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구이저우성 세금 수입의 5분의 1과 지역내총생산(GRDP)의 5%가 마오타이를 만드는 구이저우마오타이에서 나온다. 그동안 이 회사를 통해 구이저우성 부채를 상환하고, 각종 도로·철도·공항 등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해온 것이다. 2023년말 구이저우성의 부채는 1조5000억 위안(약 301조6900억원)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마오타이의 매출 감소는 구이저우성을 재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할 것”이라며 “구이저우성이 빅데이터 센터와 같은 신산업을 활성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어디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679 백종원부터 배달앱까지…원산지 허위표시 식품업 직격 랭크뉴스 2025.03.16
44678 권성동, 尹 탄핵 심판 두고 "헌재 판단에 승복이 당의 공식 입장" 랭크뉴스 2025.03.16
44677 MBK 김병주, 사재 출연…"홈플러스 소상공인 결제대금 지원"(종합) 랭크뉴스 2025.03.16
44676 헌재 선고 앞둔 尹대통령 '운명의 한주'…승복 메시지 낼까 랭크뉴스 2025.03.16
44675 민주당, 닷새째 도보행진…박찬대 “가장 빠른 날 탄핵심판 선고 촉구” 랭크뉴스 2025.03.16
44674 "너도 일본 다녀왔어? 나돈데" 1월에만 '100만명' 방일…연간 1000만명 찍나 랭크뉴스 2025.03.16
44673 [속보] 권성동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승복할 것‥당 공식 입장" 랭크뉴스 2025.03.16
44672 권성동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에 승복할 것…당 공식 입장” 랭크뉴스 2025.03.16
44671 "성과급 잔치 그렇게 하더니"…대기업 근로자 7000만원 벌 때 평균임금은 랭크뉴스 2025.03.16
44670 한동훈 "尹 탄핵 결과 승복은 선택 아닌 당연한 것" 랭크뉴스 2025.03.16
44669 김병주 MBK 회장 사재 출연···“홈플러스 소상공인 결제대금 지원” 랭크뉴스 2025.03.16
44668 바이든이 던진 '韓 민간국' 폭탄…트럼프 설득할 시간 30일 남았다 랭크뉴스 2025.03.16
44667 권성동 “尹 탄핵 심판 결과 승복할 것… 당 공식 입장” 랭크뉴스 2025.03.16
44666 [속보] 권성동, 윤석열 탄핵심판 “당 공식 입장은 헌재 판단 승복” 랭크뉴스 2025.03.16
44665 美 민감국가 지정에, 민주 "72년간 발전해온 한미동맹 첫 퇴보" 랭크뉴스 2025.03.16
44664 [단독] 애플, 국내 점유율 또 경신…삼성 안방 사수 '초비상' 랭크뉴스 2025.03.16
44663 [속보] 권성동 “尹 탄핵 심판 결과 승복할 것… 당 공식 입장” 랭크뉴스 2025.03.16
44662 권성동 "헌재의 尹탄핵심판 결과에 승복할 것…당 공식 입장" 랭크뉴스 2025.03.16
44661 북극발 -40도 공기 덮친다…내일 체감 -10도 다시 한겨울 랭크뉴스 2025.03.16
44660 탄핵 탓 vs 내란 탓…‘민감국가’ 지정에 한심한 네탓 공방 랭크뉴스 202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