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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공무원의 대량 해고를 진행중인 상황에서, 이를 관할하는 미 인사관리국(OPM)의 수석대변인이 업무 중 '딴짓'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업무 시간에 사무실에서 '그날의 착장' 등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리고 돈까지 챙기려던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맥로린 피노버 OPM 수석대변인은 사무실에서 촬영한 12개 이상의 영상에서 그날 입은 옷(착장)을 선보였고 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맥로린 피노버 인사관리국(OPM) 수석대변인은 사무실에서 촬영한 12개 이상의 영상에서 그날 입은 옷(착장)을 선보였고 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다. X(옛 트위터)
그런데 인스타그램 계정엔 영상에 등장한 475달러(약 69만원)짜리 보라색 치마 등 옷을 살 수 있는 웹사이트 링크가 붙었다. 이 때문에 업체 측으로부터 판매금의 15%에 이르는 수수료를 챙기기 위한 것이란 의혹이 나왔다. 그는 해시태그로 '#워싱턴 DC 인플루언서' '#DC스타일' 등을 달았다. 배경음악으로는 사브리나 카펜터의 '바쁜 여성(Busy Woman)'이란 곡이 흘렀다고 한다.

CNN이 영상의 코드를 분석한 결과, 사무실에서 촬영된 인스타그램 동영상 중 상당수는 업무 시간 중에 올라왔고 대부분은 낮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직 직원들에 따르면 해당 영상은 워싱턴 DC에 있는 OPM 본사 5층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 사무실에서 촬영됐다. 이 사무실은 일론 머스크가 수장으로 있는 정부효율부(DOGE) 직원들이 일하는 별관 맞은편에 있다.

CNN은 "OPM이 '성과가 저조한 연방공무원을 빨리 해고하겠다'는 경고를 날리는 가운데, 피노버는 '업무 모습'이라는 소개와 함께 이런 영상물을 올렸다"고 전했다. 이에 해고된 공무원들은 "피노버가 공무원 대량 해고를 옹호하면서 정작 본인은 정부 건물에서 '패션 인플루언서'라며 글을 올린 것에 불쾌감을 느꼈다"고 방송에서 입을 모았다.

피노버가 올린 오늘의 착장 영상. CNN 기자의 질의서를 받은 뒤 해당 계정은 삭제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피노버는 성명을 통해 “해당 영상으로 돈을 번 적이 없다”고 밝혔다. X(옛 트위터)

전직 공무원들은 피노버가 지난달 13일 올린 영상에 크게 분노했다. 이날은 OPM이 연방 기관에 수천 명의 직원을 해고하라고 지시한 날이자, 피노버의 팀에서 약 20명이 해고될 것이라는 말을 들은 날이었다고 한다. 잭 밀러 전 OPM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팀 전체가 해고되는 바로 그 날 이런 영상을 게시한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CNN에 울분을 토했다.

피노버는 지난달 28일에도 영상을 올렸는데 이날은 OPM이 연방공무원들에게 '어떤 업무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적어 내라'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낸 날이었다. 머스크는 지난 1월 X(옛 트위터)에 "납세자의 돈을 챙기면서 일하는 척하는 건 더는 용납될 수 없다"는 글을 올린 적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인사 관리국(OPM)이 비용 절감을 하겠다며 연방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는 가운데, OPM 수석 대변인이 업무 시간에 사무실에서 그날의 착장 등을 SNS에 올려 옷을 팔던 정황이 포착됐다. X(옛 트위터)
윤리 감시 업무에 정통한 도널드 셔먼 변호사는 CNN에 "피노버의 게시물은 사적 이익을 위해 정부 자원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셔먼 변호사는 "헌신적인 공무원들이 온갖 모호한 이유로 해고되고 있는 동안, 공무원 해고를 주도하는 누군가가 사적 이익을 위해 정부의 자원을 쓰고 있다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OPM에 합류하기 전, 피노버는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커뮤니케이션 부이사를 역임했다. 트럼프 1기 때는 대통령 행정실에서 보좌관으로 일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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