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90만 원대에서 등락 반복
사태 장기화로 단기상승 어려워
사태 장기화로 단기상승 어려워
고려아연(왼쪽)과 영풍 CI. 사진 제공=각 사
[서울경제]
12일 100만 원을 돌파했던 고려아연 주가가 다시 90만 원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지난해 시작된 경영원 분쟁과 이에 따른 공개매수 등으로 여전히 평상시에 비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사태 장기화로 주가가 단기간 가파르게 상승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고려아연 주가는 14일 전 거래일 종가 95만 5000원 대비 4만 2000원(4.40%) 내린 91만 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불과 이틀 전 장중 100만 원을 돌파하며 ‘황제주’로 복귀했지만 경영권 갈등의 장기화로 중장기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단기 상승 동력도 약해지며 매도 물량이 다수 나왔다. 고려아연은 지난해부터 영풍 및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경영권을 둔 다툼을 벌이고 있다. 양측이 지분 매입과 법적 분쟁, 순환고리 형성·방해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아직 분쟁의 판가름이 나지 않았다.
최근 다툼의 중심에 있는 것은 순환고리 형성에 따른 의결권 제한 제한 여부다. 고려아연은 호주 자회사 선메탈홀딩스(SMH)를 통해 영풍과 고려아연 간 상호주 구조를 형성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현행법상 순환출자에 따라 상호주 관계를 가지고 있으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다. 고려아연은 SMH를 이용해 MBK·영풍→고려아연→SMH→영풍으로 이어지는 출자 고리를 형성하려 하는 중이다. 순환출자를 법원이 인정하면 영풍 측의 고려아연 의결권이 제한돼 현재 경영권을 가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분쟁에서 당분간 우위에 설 수 있다.
최근에는 영풍이 신설 유한회사 와이피씨(YPC)에 고려아연 지분 25.4%를 현물출자해 고려아연 측의 순환출자 고리 형성과 상호주 의결권 제한 시도를 봉쇄하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YPC와의 지분 거래 시기를 문제삼아 영풍 측 시도가 이번 정기주총에선 효력을 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형성한 출자 고리의 법적 실효성을 문제삼으며 맞서고 있다. 28일 고려아연 주주총회가 임박한 가운데 순환출자 관련 분쟁은 결국 법원이 판단할 수밖에 없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사태 장기화로 또 다른 공개매수 등이 있지 않으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크게 오르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다만 경영권 다툼 장기화에 따라 분쟁 당사자의 지분 매입·보유 수요가 높아져 주가는 평상시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