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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 주도 ‘대국본’ 대규모 집회
감사원장·검사 탄핵 기각에 ‘자신감’
‘부정선거 수사’ ‘국회 해산’ 등 구호도
한 중년 남성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서 빨간색 태극기 모자를 씌운 반려견과 함께 탄핵 반대 집회에 참여했다. 박정연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를 앞둔 15일 토요일 오후, 탄핵에 반대하는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인근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헌재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기각할 것이라고 자신하며 “비상계엄 선포는 정당한 통치행위다. 우리가 이겼다”라고 말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오후 1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로 옷차림을 꾸미고 온 이들 다수가 눈에 띄었다. 태극기가 그려진 빨간 모자와 태극기 두건을 쓰거나 윤 대통령 배지가 달린 빨간 정장을 입고 온 사람도 있었다.

한 남성은 태극기를 부착한 빨간 모자를 씌운 반려견을 유아차에 태운 채 집회에 참여했다. ‘개모차(개를 태운 유아차)’ 앞에는 몇몇 헌법재판관의 이름과 함께 “선량한 국민을 유혈혁명으로 내몰지 말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헌재가 탄핵을 인용해 윤 대통령을 파면하면 유혈 폭력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이들 중 상당수는 윤 대통령 탄핵 선고가 ‘기각’될 것을 자신했다. 부부젤라나 확성기를 든 사람들은 “우리가 이겼다. 윤석열이 이겼다. 전광훈이 이겼다”거나 “8대0! 8대0! 탄핵기각 8:0!”이라고 외쳤다.

한 고교 애국동지회 소속이라는 70대 남성 한모씨는 “좌파(판사)들이 4명이 있어 8:0은 (불가능한) 희망이지만, 분명 탄핵은 기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제응씨(67)도 “좌파 판사도 있지만, 최하 5:3(으로 기각된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헌재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탄핵을 기각한 것을 근거로 언급했다. 집회를 이끈 사회자는 “헌재에서 대통령과 관련된 분들의 탄핵 재판이 줄 기각이 나고 있다”며 “우리가 이길 것을 확신하는 사람들은 일어서서 아멘을 외치라”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아멘”이라고 화답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15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각하 선고를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박정연 기자


이날 집회에선 윤 대통령 탄핵의 근거가 된 ‘12·3 비상계엄 사태’를 정당화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들은 ‘대통령이 옳았다’ ‘윤석열 즉각 복귀’ ‘부정선거 수사하자’ ‘국회 해산’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종북좌파는 계엄으로 인하여 다 물에 수장될지어다. 아멘!”이라고 외쳤다.

자신을 목사라고 소개한 한 집회 참가자는 “윤석열 대통령은 우리 국민을 계몽시킨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다른 참가자들은 “계몽령”을 연호했다. 해군사관학교 출신이라고 한 김낙진씨(82)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부정, 입법독재·예산삭감처럼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원수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았다”며 “(비상계엄은) 합법적인 계몽령에 가까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탄핵 반대 집회는 중장년 참가자가 다수를 이뤘지만, 20~30대 청년이나 교복을 입은 참가자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은 “편파보도 OUT” “종북좌파 OUT CCP(중국공산당)OUT”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3만5000명이 모였다. 경찰은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세종대로사거리에 이중으로 차벽을 설치하는 등 기동대 3600여명을 배치했다.

15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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