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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을 앞두고 다양한 시민 깃발들이 모여있다. 김가윤 기자.

“오늘이 마지막 범국민대회가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헌법재판소 주문이 낭독되는 날, 대한민국의 봄날은 시작될 것입니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15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선고가 내주 이뤄지리란 전망이 짙은 가운데,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 모인 시민들이 봄으로 향하는 마지막 날이길 염원하는 마음으로 외쳤다. “내란종식 민주수호 윤석열을 파면하라.”

이날 열리는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범시민대행진)은 그간 ‘100만 총집결’을 호소해왔다. 윤 대통령 석방이 이뤄진 가운데, 헌재의 대통령 파면 선고를 위해 다시금 시민 목소리가 전해져야 한다는 간절함 때문이었다.

실제 이날 집회 현장은 이른 오후부터 평소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해 동십자각부터 경복궁역까지 거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의원과 당원들은 여의도부터 행진해 동십자각 무대에서 사전집회를 열었고,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등 대학생들, 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조합도 각자 집회를 마치고 속속 합류했다.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염원과 윤 대통령 석방에 느낀 분노는 컸지만, 시민들 모습은 나들이를 나온 듯 보이기도 했다. 따듯해진 날씨에 가벼운 옷차림으로 가족, 강아지와 함께 온 시민이 여럿 눈에 띄었다.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15차 범시민대행진’에 앞서 야당들이 사전 집회를 열었다. 김가윤 기자.

이날 오랜만에 집회 현장을 찾았다는 시민이 적잖았다. 아내와 함께 온 김상도(49)씨는 “그동안 그냥 잘 진행 되리라 믿고 있었는데, 윤 대통령 석방 뒤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불안감이 들어 처음 집회에까지 나오게 됐다”며 “하지만 탄핵 재판의 결과는 굳게 믿고 있다”고 했다. 고등학교 2학년 김현우군은 “12월 여의도 집회 이후 정말 오랜만에 참여한다”며 “여당조차 극우 목소리를 이어가고, 윤 대통령 구속이 취소되고, 선고도 지연되는 상황이 불안해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헌재를 향한 간절한 마음도 컸다. 박아무개(49)씨는 “내가 왜 우는지 모르겠다”면서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박씨는 “그간 잘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는데 윤 대통령 석방 이후로 불안감에 불면증에 시달린다”며 “윤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해서 법이 무너지고 있다. 제발 법치주의를 지켜달라”고 전했다.

이날 범시민대행진은 원피스 주제곡 ‘우리의 꿈’, 소녀시대의 ‘힘내!’ 등 서로를 응원하는 노래에 맞춰 손팻말과 깃발을 흔들며 시작됐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강미연(46)씨는 “오늘이 제발 마지막이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여기 있는 시민들 모두 정당이나 이념을 떠나 그냥 이웃이랑 공동체를 위해 나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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