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지자들이 헌법재판관 관용차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경찰이 막고 있다. 매일 퇴근시간마다 반복되는 광경이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역대 대통령 중 최장 기간을 넘기면서 헌법재판소 결정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이 사건 주심인 정형식 재판관은 윤 대통령이 지명했고, 재판장인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진보 성향의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헌재에 따르면, 재판관들은 지난달 25일 탄핵심판 변론을 모두 마친 뒤 매일 평의를 열고 있다. 평의는 각자 의견을 주고받으며 사실관계, 쟁점을 정리하는 회의다. 현직 대통령 파면 여부가 논의되는 만큼 평의가 열리는 장소엔 도·감청 방지 장치가 설치됐고 재판관 외에는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다.

재판관들은 식사도 구내식당만 이용하는 등 개인 외출이나 외부 약속을 최소화한 상태다. 주심 정형식 재판관의 경우 이전부터 날짜가 확정돼 있던 아들 결혼식에 참석해야 할지 다른 재판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결국 혼주석에 앉긴 했으나 재판관들이 느끼는 부담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평의가 마무리에 접어들면 각자 '인용' 또는 '기각'으로 최종 의견을 내는 평결이 진행된다. 관례상 주심이 먼저 의견을 밝히고 최근 임명된 순서대로 한 명씩 돌아가며 저마다 결론을 밝힌다. 윤 대통령 심판은 아직 평결이 시작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처럼 보안을 위해 선고 당일 평결이 진행될 수도 있다.
14일 헌재 담장에 철조망이 설치됐다. 최기웅 기자

사건 주심은 컴퓨터 무작위 추첨으로 결정됐다. 주심은 다른 재판관들이 논의하게 쉽게 쟁점 및 사실관계를 정리하는 '봉사자' 역할이라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이 임명했던 정 재판관이 주심으로 정해지자 정치권이 술렁였지만 헌재는 "주심 재판관이 누구냐는 재판의 속도나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헌재소장도 재판관 9명(현재 8명) 중 1명일 뿐이라는 게 헌재의 설명이다. 재판장으로서 변론 진행을 맡긴 하지만 모두 평의에서 결정된 대로 따라야 한다. 실제 윤 대통령 측 대리인들이 심판 진행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자 문 권한대행은 종이 몇 장을 흔들어 보이면서 "이게 내가 진행하는 대본"이라며 "(연구관) 태스크포스(TF)에서 올라온 대본이고 재판관들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정문에서도 헌재 소장은 다른 이들처럼 '재판관'으로 이름을 올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인용', '기각' 두 개 결정문이 작성됐다고 한다. 이번 사건은 쟁점이 5개인 만큼 쟁점마다 유무죄를 판단한 결정문이 여러 개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770 [단독] “헌재 정보 부족” “전원 단식하자” 초조함 묻어난 민주 의총 랭크뉴스 2025.03.16
44769 “수업 복귀자, 우리 동료 아냐”…교육부, 집단행동 강요한 건국대 의대생 수사 의뢰 랭크뉴스 2025.03.16
44768 尹석방 뒤, 조용해진 홍준표∙김문수…한동훈 엿새만에 '활동재개' 랭크뉴스 2025.03.16
44767 [현장] "다음 주말엔 집에서 편히 쉬고파"… '尹 탄핵 찬반 집회' 막판 총력전 랭크뉴스 2025.03.16
44766 '청년백수' 120만 명...'그냥 쉬는' 30대는 6개월 연속 최대치 랭크뉴스 2025.03.16
44765 ‘토허제’ 풀리자 강남 들썩… 대치동선 6억 이상 상승거래도 랭크뉴스 2025.03.16
44764 라틴계 주연 '백설공주' 실사판, 갖은 구설 속 '조용한' 시사회 랭크뉴스 2025.03.16
44763 '조물주 위에 건물주' 이젠 옛말?…손예진 '244억 강남 건물'도 텅텅 비었다는데 랭크뉴스 2025.03.16
44762 박찬대 “권성동 ‘헌재 승복’ 발언은 당연…‘헌재 파괴’ 의원 징계해야” 랭크뉴스 2025.03.16
44761 민감국가 지정, 보수 권력 핵무장론·계엄이 부른 ‘외교 대참사’ 랭크뉴스 2025.03.16
44760 페루 어부, 95일 표류 끝 극적 구조…"바퀴벌레 등 먹으며 버텨" 랭크뉴스 2025.03.16
44759 中정부 “자국 항암제, 키트루다보다 암 49% 줄여…제2의 딥시크 쇼크” 랭크뉴스 2025.03.16
44758 놀이공원 가면 '슬러시' 맨날 사줬는데…"8세 미만은 먹으면 위험" 왜? 랭크뉴스 2025.03.16
44757 SNS ‘뒷광고’ 2만2011건 적발 랭크뉴스 2025.03.16
44756 북마케도니아 나이트클럽 화재로 최소 51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16
44755 중국산 콩으로 한국서 재배한 콩나물 원산지는…중국산? 국내산? 랭크뉴스 2025.03.16
44754 서울 은평구 증산동 다세대주택서 불…70대 주민 연기흡입 랭크뉴스 2025.03.16
44753 연봉 4억 대신 월급 300만원 택했다…옥탑방 사는 시골의사, 왜 랭크뉴스 2025.03.16
44752 "6세 미만 절반이 학원에"…외신도 韓 영유아 사교육 광풍 조명 랭크뉴스 2025.03.16
44751 "尹 승복은 당연, 그래야 소요 사태 막아"... 한동훈·안철수도 압박 랭크뉴스 2025.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