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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에 있는 돼지빌딩. AI로 사육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다. 양샹그룹 유튜브 캡처
전국에서 돼지 사육이 가장 많은 충남도가 중국 기업이 개발한 '양돈 빌딩'을 도입하기로 발표한 뒤 찬반 대립이 격렬해지고 있다. 충남도는 "전염병과 악취 없이 적은 노동으로 대규모 사육이 가능하다"는 반면 동물단체 등은 "돼지판 아우슈비츠(학대 수용소)"라며 반대한다.

충남도는 지난 20일 중국 양샹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최첨단 축산업 육성 계획을 밝혔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양복 입고 출퇴근하는 스마트축산"이라며 "(돼지 빌딩으로) 사육부터 가공까지 원스톱으로 끝내고 분뇨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로 전기도 생산해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내 10위권(사육두수 기준)인 양샹그룹은 2016년부터 현지에 돼지 빌딩 6개를 운영하고 있다. 17~27층 고층 건물로 인공지능(AI) 자동화 시스템이 특징이다. 사료 배급·분뇨 배출·물 사용량·돼지 이상 유무 등이 AI에 의해 실시간 조절된다. 특히 카메라를 통해 어미 돼지 행동패턴을 분석하고 교배 최적기를 파악해 생산량을 크게 높였다고 한다.

충남도는 "돼지 농장에서 모돈 1두의 연간 자돈 생산은 28.8두로 우리나라 21.6두보다 7두 가량 많다"고 했다. 이어 "축산 부지는 90% 줄고 노동 효율성은 10배 증가시킬 수 있다"며 농촌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대형 업체들은 이런 형태의 축산 건물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다.

그러나 동물단체들은 동물 복지뿐 아니라 전염병에도 취약하다며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지금도 대부분 농가에서 돼지가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환경"이라며 "빌딩에 농장을 조성하는 것은 동물복지 개선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돼지 빌딩의 높은 사육밀도와 다층 간 이동 방식이 전염병 위험을 더 높인다"고 주장했다.

한국동물보호연합도 "돼지가 더 많은 고통과 죽음에 내몰 뿐"이라며 "충남도지사는 동물판 아우슈비츠인 돼지 빌딩 건립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했고, 동물권행동 카라 역시 "우리 사회는 돼지가 돼지답게 살 수 있는 농장을 원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는 영세한 국내 축산농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현실론'을 강조하고 있다. 돼지를 고층식 건물에 넣는다는 거부감을 지우고 보면 효율적인 온도 및 악취 관리로 돈사 내 위생은 강화하고 농가 주변의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전염병 우려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양샹그룹 돼지 빌딩에서 전염병이 발생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건물 외부공기 차단을 물론 내부도 각 구역마다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건설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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