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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 최고치 찍은 日10년물
'금리 더 오를 것' 시장 기대 반영
美·日금리차 좁혀지면서 엔캐리 청산
글로벌 증시서 일본자금 썰물 가능성
연합뉴스

[서울경제]

이번 주도 시장에서는 엔화의 질주가 이어졌습니다. 지난주에 이어 엔화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14일 기준 1.5443%까지 오르는 등 연초 1.088%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요. 무려 15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10년물 국채는 일반적으로 나라의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지표 중 하나로, 향후 금리 인상이나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주식 시장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는 모습인데요.
엔화 상승이 정말 한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우선 정답은 '맞다' 입니다. 100% 내린다고 확신할 순 없지만 수요 측면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데요. 지난주에 잠깐 언급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
때문입니다. 대형 투자은행(IB)과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등 글로벌 투자자들은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채나 테슬라·엔비디아 같은 미국 기술주 등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을 많이 사용합니다. 일본이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에 시달리며 마이너스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해왔기 때문이죠. 그러나 일본 중앙은행(BOJ)이 지난해부터 금리 상승 기조로 돌아섰어요. 대출 이자가 상승하는 만큼 환차손 등을 감안하면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죠. 결국 이를 청산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증시가 크게 휘청인 지난해 8월 5일 기억하시나요? 7월 31일 BOJ가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하면서 엔 캐리가 대거 청산됐죠.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도 글로벌 자금이 썰물같이 빠져나가면서 하루 만에 코스피가 11%나 폭락했어요.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2.6%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43% 하락했지요. 약 2년 만에 최고 낙폭이었는데, 특히 엔비디아(-6.4%), 애플(-4.8%) 등 그간 주식시장을 견인해온 기술주들의 하락이 두드러졌습니다. 같은 날 유럽 증시도 2% 안팎으로 떨어졌어요. 시장에 쏟아졌던 뭉칫돈이 일본으로 되돌아가면서 그야말로 글로벌 금융 시장의 악몽같은 '검은 월요일'이 된 것이죠.

올해도 BOJ는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고 있어요.
시장은 오는 19일에 있는 BOJ 정책회의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이미 시장에서는 현재 0.5%인 정책금리가 인상될 것을 선반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책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한달 전(2월 14일) 0.794% 수준에서 이달 14일 기준 이미 0.892%로 상승했습니다. 다만 일본 주요 매체 사이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번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긴 합니다. 지난 1월 기준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책 등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에 힘이 실린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미국 연준은 올해 두 차례, 혹은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13일(현지 시간) 발표된 2월 미국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시장 기대치를 밑돌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요. 올해 정책금리를 일본이 0.50bp(1bp=0.01%포인트) 인상하고 미국이 0.75bp 인하하면 양 국의 금리 차는 2.25%로 좁혀지게 됩니다. 이자 비용 증가로 엔 캐리 청산이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긴 합니다. 엔화 가치가 높아지면 일본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질 수 있지요. 일본과 경쟁하는 반도체나 자동차 등 산업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상대적 우위가 부각될 수 있는 겁니다.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각 국에 무차별 관세를 부과하고 나선 만큼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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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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