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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피|운동 칼럼니스트 <헬스의 정석> 시리즈 저자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생각 외로 많이 고민하는 게 있다. ‘언제 운동하는 게 좋을까’라는 문제다. 사실 답은 간단하다. ‘내가 할 수 있을 때’가 무조건 제일 좋다. 아침잠 많은 사람이 억지로 새벽에 운동하려다가는 얼마 못 가 때려치울 게 빤하다. 하지 않는 것보다는 어느 때든 하는 게 무조건 좋다. 그러니 ‘내가 운동할 수 있을 때’가 첫 번째 기준이다.

그런데 모두에게 답이 이렇게 간단하다면 이 글을 쓸 필요도 없겠지만 본인이 선택할 수 있고, ‘언제 하는 게 더 유리한가’를 따진다면 답이 복잡해진다. 운동 시간에 따라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아침운동의 장단점을 알아보자. 대표적인 장점으로는 빠르게 신진대사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오전에 무기력하고 ‘발동이 늦게 걸리는’ 타입이라면 아침운동이 활력을 높여준다. 취침과 기상의 주기가 흐트러졌거나 시차 적응이 필요한 이들에게도 아침운동을 처방하곤 한다.

현실적인 장점도 있는데, 저녁은 잔업·모임 등으로 일과가 불규칙한 반면, 출근·등교 시간은 일정하고 아침에는 웬만해서는 다른 약속도 없다. 그래서 아침운동은 ‘내가 게으름만 피우지 않으면’ 외적인 이유로 스케줄이 깨질 일이 거의 없다. 실제 오래 운동을 지속해온 사람들 중에는 아침운동족이 많다. 또한 아침에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했다는 사실이 종일 마음을 편하게 하는 면도 있다. 이 때문에 꾸준한 운동이 필요한 체중 감량을 하려면 아침운동이 유리하다.

그런데 어디 장점만 있겠는가. 아침운동은 습관을 들이기까지가 힘들고, 늦은 오후 무렵이면 피곤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아침잠 많은 사람에게는 특히 힘들다. 초반에 오버페이스한 운동선수가 후반에 급격히 처지는 것과 마찬가지. 습관만 들이면 지속성은 좋지만 그 단계까지가 험난해서 최소 몇달은 적응기가 필요하다.

또한 아침에는 몸이 덜 풀려있다. 관절과 근육도 뻣뻣하고 심장도 격한 운동을 수행할 준비가 덜 되어 있다. 특히 아침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심하다. 연구 결과로도 아침의 근력이나 유연성이 오후보다 낮게 나타난다. 고혈압·당뇨가 있는 사람도 아침에 혈압과 혈당이 불안정하다. 이 때문에 아침운동을 할 때는 워밍업을 위한 유산소운동이나 체조를 최소 20~30분 이상 실시해 몸을 덥힌 후 본운동을 해야 한다.

저녁운동은 아침운동에서 장단점을 뒤집으면 된다. 아침에 힘들게 일어나지 않아도 되고, 운동을 끝내고 잠자리에 들 수 있으니 피곤함을 따질 필요가 없다. 한편 오후 무렵은 하루 중 가장 근력도 강해서 힘을 쓰는 운동을 하기에 유리하다. 그래서 운동을 통해 근육을 늘리는 게 주목적이거나 기초체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는 늦은 오후~초저녁이 최적의 운동시간이다. 당뇨나 고혈압, 각종 심혈관계 질환자에게도 오후가 운동하기에 안전한 시간대다.

저녁운동의 가장 큰 단점은 운동을 거르기 쉽다는 것이다. 오후엔 이런 약속, 저런 약속이 자꾸 생기고, 직장일이나 학업만으로도 피곤해서 집에 들어가 쉬고 싶을 때도 많다. 너무 늦은 시간에 운동하면 몸이 활성화되어 잠이 잘 오지 않을 수도 있다. 더운 여름철에는 몸에서 열이 나 숙면을 취하기 더 힘들다. 이 때문에 잠자리에 들기 최소한 2~3시간 이전까지는 운동을 끝내는 게 좋다.

정리하면, 살을 빼려 하거나, 오후에 스케줄이 많은 사람이라면 아침운동을 우선 시도해 보는 게 좋다. 반면 근력운동이 주목적이거나 배달, 현장직 등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직종이라면, 고혈압이나 당뇨, 심혈관 질환이 있다면 저녁운동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처음에 말했듯, ‘내가 운동할 수 있을 때’가 최우선이라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수피|운동 칼럼니스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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