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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3월 10일

<매일 오후 7시 ‘파면 촉구’ 집회>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튿날인 9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주최로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즉각 파면 촉구 주간’을 선포한 비상행동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일까지 매일 오후 7시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성동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취소로 석방되자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시민들은 “형법상 가장 무거운 죄인 내란죄 피의자가 어떻게 석방되냐”며 격앙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단식농성에 나섰고, 윤 대통령 석방을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을 고발했습니다. 구치소에서 나온 윤 대통령은 통합이나 사과의 메시지도 없이 지지자들을 선동하며 관저로 귀가했습니다.

1면 사진회의에 관저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지지자를 바라보는 대통령 사진들을 챙겨갔지만, 아침에 이 사진을 볼 독자들의 심경을 생각하며 탈락시켰습니다. 이날 ‘즉각 파면 촉구 주간’을 선포한 시민사회단체의 집회사진을 1면에 쓰기로 했습니다. ‘다시 ‘내란 불면증’에 시달릴 수 없다’며 휴일 저녁에 뛰쳐나온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3월 11일

<나 홀로 “소신”>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을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이 1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해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심 총장은 “적법절차 원칙에 소신껏 결정을 내렸다”고 즉시항고 포기 이유를 밝혔다. 이준헌 기자


검찰이 지난 주말 법원 결정에 따라 윤 대통령 석방을 지휘하면서 ‘즉시항고’를 포기했습니다. 검찰이 윤 대통령 구속을 취소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 법에 명시된 이의제기 수단도 써보지 않고 수용한 걸 두고 법조계 안팎의 비판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윤 대통령 석방을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사진을 1면에 썼습니다. 심 총장은 “적법 절차와 인권 보장은 제가 강조해온 검찰의 기본적 사명”이라며 항고 포기를 정당화했습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검찰의 ‘직무유기’며 검찰이 ‘선택적 인권 보호’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3월 12일

<‘윤석열 조기 파면’ 촉구 삭발> 전진숙·,박홍배·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이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기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윤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탄핵심판 선고에 대한 위기감이 일자, 더불어민주당은 장외투쟁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의 주요 대선주자들도 거리행보에 나섰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중진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하는 서한을 헌법재판소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날 갖가지 투쟁 일정들로 취재일지가 빼곡하게 찼습니다만, 가장 눈에 띄는 일정은 민주당 의원들의 삭발이었습니다. 우리사회의 약자들이 자주 선택하는 투쟁방식입니다. 국회의원들의 삭발이 그리 흔한 일은 아니지요. 1면 사진은 윤 대통령의 조기 파면을 촉구하는 삭발식입니다.

■3월 13일

<쌓이는 근심> 미국 정부가 모든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시작한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수출을 기다리는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다. 권도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고대로 미국에 수출되는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가 부과됐습니다. 대미 수출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와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30개월 이상 수입제한 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미국 업자들의 목소리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날 경기 평택시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쌓여있는 철강제품들을 1면 사진으로 골랐습니다. 대한민국 수출동력에 비상이 걸린 파장이 큰 이슈이지만 탄핵 이슈에 밀려 있었지요. 탄핵 선고를 앞두고 진행된 일정 사진을 연이어 쓰다가 하루 숨고르기를 했습니다.

■3월 14일

<헌재 향한 삼보일배 “윤석열을 파면하라”>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앞)과 소속 의원, 대변인단 등이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헌법재판소를 향해 삼보일배 행진을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헌법재판소가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지검장 등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모두 전원일치로 기각했습니다. 이들은 바로 직무에 복귀했지요. 또 검찰은 전날 대법관인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즉시항고를 통해 상급심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 것과 관련해 이날 회의를 열고,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즉시항고하지 않기로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감사원장과 중앙지검장의 업무 복귀 사진이 다음날 다수 일간지 1면을 장식할 것으로 쉽게 예상이 됐습니다만, 회의를 통해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는 조국혁신당의 ‘삼보일배’를 1면 사진으로 선택했습니다. 이틀 전 1면 사진 민주당의 ‘삭발’처럼 삼보일배 역시 사회 약자들이 간절한 요구를 담아 선택하는 투쟁방식입니다. 정치인들의 삼보일배 사진을 쓰면서 이들이 우리 사회 약자들의 목소리에도 더더욱 귀를 기울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함께 담았습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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