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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핵 사고 현장 관람 ‘다크투어리즘’ 인기
엔화 약세·중일 관계 개선·비자 완화 영향 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 폭발 사고가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현 후타바 마을에 중국인 관광객이 붐비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후타바 마을이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최악의 핵 사고로 기록됐던 이곳이 ‘다크투어리즘’ 명소로 주목받으면서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타바 마을은 2023년 1~8월(2019년 대비) 일본 전역의 도시, 마을 중에서 세 번째로 높은 외국인 관광객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후쿠시마현에 개관한 ‘동일본대지진·원자력재해 전승관’엔 지난해 약 4000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갔다. 보도에 따르면 그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추정된다. 관광객이 급증하자, 이 마을 관광안내센터에는 중국어와 영어 관광 가이드가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후쿠시마현 후타바 마을의 해안에 위치한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AP연합

이에 마을은 관광객이 주민의 개인 소유지나 공공시설을 침범하지 않도록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한 외국인 관광객이 후타바 마을의 한 초등학교 건물에 침입하는 영상이 퍼져 논란이 일었다.

후타바 마을의 인기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한 것으로, 다크투어리즘의 한 형태로 분석된다. 다크투어리즘은 전쟁, 재난, 학살 등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장소를 방문하는 여행 형태로, 폴란드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나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지역 등이 대표적인 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관광객들은 원전 사고의 영향을 직접 확인하고자, 출입이 제한된 후타바 마을 내 귀환곤란지역에 들어가거나 방사선 수치 측정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7000명가량의 주민이 살았던 이 마을엔 2011년 일본 북동부를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영향으로 원자로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방사능 물질이 대규모로 누출됐고, 일본 정부는 이곳 일대를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귀환곤란지역으로 지정, 전체 주민을 대피시켰다. 이후 9년 만인 2020년 정부 대피 명령이 처음으로 해제됐고, 2022년 일부 지역으로 주민들이 다시 돌아와 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마을의 80%가량은 아직 방사능 오염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태로 남아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서 경찰관들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실종자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해변을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한편 최근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잦아지고 있다. 일본 관광청에 따르면 2024년 중국에서 유입된 관광객은 총 698만명으로 2023년의 3배에 달했다. 지출 규모는 1조7300억엔(약 17조원)이다. 올해 설 연휴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은 여행지는 일본이었으며, 관광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의 두 배가량으로 추정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이는 지속되는 엔화 약세와 더불어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페루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양자 회담을 가졌다. 이후 중국은 같은 달 22일부터 일본인 단기 체류 비자 면제를 재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비자 정책을 중단한 지 4년여 만이다. 이에 일본 정부도 중국인 관광객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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