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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비상경영 체제 돌입
전 직원 상대로 의망퇴직 진행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 4개 지회(당진·순천·순천단조·울산) 조합원들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고 불법파견 규탄, 고용보장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보름 넘게 직장 폐쇄를 했던 현대제철이 이번엔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수입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국내에선 일본·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가 거센 가운데 노동조합까지 파업을 재개하자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회사는 14일부터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전체 임원 70여 명의 급여 20% 삭감과 포항공장 기술직 등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도입을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전체 직원 1만18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인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특단의 조치”라고 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노조와의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1인당 2650만원(기본급 450%+1000만원)에 달하는 성과급을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현대자동차·기아 수준인 1인당 4000만원(기본급 500%+1800만원)의 성과급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퇴직자의 현대차·기아 차량 구입 시 20% 할인 혜택도 요구하며 노조는 지난 1월 20일부터 두 달 가까운 기간에 총파업과 ‘게릴라’(부분·일시) 파업을 이어갔다.

사측이 제시한 방안만 실행해도 현대제철의 지난해 손익은 473억원 흑자에서 650억원 적자로 돌아선다. 노조는 전날부터 20일까지 재차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제철은 올해 대외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한국산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기 때문.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산 철강재의 미국 시장 가격이 25% 오르면서 수출 경쟁력도 악화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에서 지난달 기준 수입 열연강판 가격은 t당 71만4000원으로, 국산(81만5000원)보다 12.4%가량 싸다. 일본은 ‘엔저(低)’, 중국은 내수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덤핑으로 넘긴 영향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한 열연강판 약 611만t 가운데 외국산이 차지한 비중은 60.9%(약 372만t)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정부에 반덤핑 조사를 요청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노사가 강 대 강 대치를 풀고 교섭을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며 “향후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경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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