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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영세업자 우선 변제”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
추가 폐점∙구조조정 “사실무근”
MBK 회장 사재 출연 요구엔 '…'
조주연(오른쪽) 홈플러스 대표와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기업회생절차와 관련한 회사의 입장 발표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 경영진이 고개를 숙였다. 지난 4일 기습적인 법원행(行) 후 열흘 만이다. 기업회생 신청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간담회를 열었지만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경영 책임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사태 해결을 위해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야 한다는 요구에도 답을 피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회생절차로 불편을 겪고 계신 협력사와 입점주, 채권자 등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후 첫 공개 사과다.

현재 홈플러스 납품∙입점업체들은 1월 매출 대금(1월 1일~2월 11일)을 제때 받지 못하고 있다. 법원 변제 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거래 채권 규모는 5,00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 대표는 "전날까지 3,400억 원을 상환했다"며 "현금 시재가 약 1,600억 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잔여 채권 지급도 문제없다"고 했다. 다만 홈플러스는 소상공인∙영세업자부터 정산하겠다는 입장이라 대기업 협력업체가 미지급 대금을 받는 시기는 일러도 5~6월로 전망된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절차가 시작된 4일 후 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 느는 등 정상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회생 개시 이후 상거래 채권은 모두 정상 지급되고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는 6월 3일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계획안에는 상환이 유예된 금융부채 2조 원 변제 방안과 경영 정상화 계획 등이 담길 예정이다. 시장 일부에서 나온 추가 폐점 계획 등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김광일 부회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날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에 점포 4개를 매각하고, 16개를 폐점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노조가 "MBK가 남(법원∙채권단) 손을 빌려 홈플러스를 안락사시키려 한다"고 반발한 상태다.

시종일관 '해명'...기대했던 대응책 발표는 없어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가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전단채 사기발행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홈플러스의 부실 경영 책임에 대해 경영진은 "지난 4년간 통계를 보면 이마트·롯데마트보다 문 닫은 점포가 적다" "최근 1년간 경쟁사보다 온오프라인 매출 성장률이 높다"며 해명했다. 홈플러스 위기 원인을 월 2회 의무휴업일과 영업 시간 제한 등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로 돌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MBK 책임론'에도 선을 그었다. 김 부회장은 자구 노력 없이 법원행을 결정해 부채를 시장에 떠넘겼다는 '먹튀' 논란에 대해선 "(MBK가) 3조1,000억 원을 홈플러스에 투자했다. 회생 절차는 주주가 가장 큰 희생을 본다"고 답했다. MBK도 피해자란 뜻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신용평가사가 홈플러스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것을 거론하며, "회생 신청은 신용등급 하락에 의한 단기 유동성 악화로 인한 부도를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에 대해서도 "간담회에서 말씀드릴 사항은 아니다"라고 답을 피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롯데마트는 홈플러스처럼 장사가 잘 되는 알짜 점포를 팔아 치운 적이 없다"며 "본질은 MBK의 고가 인수와 그에 따른 과도한 차입금이 홈플러스 경영을 짓눌러온 것인데 책임 회피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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