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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필리핀 등 인태 동맹국 방문하며 韓 제외…계엄·탄핵사태 여파
美 "한미동맹, 지역평화·안보의 중심축…'파이트 투나잇' 준비태세 유지"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조준형 송상호 특파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첫 인도·태평양 지역 순방 일정에서 한국은 제외했다.

1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이달 하순께로 예상됐던 헤그세스 장관의 방한이 무산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조만간 괌, 하와이, 일본, 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역내의 주요 미군 기지와 동맹국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측은 한국도 방문지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결국 취소한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방한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인사가 한국을 찾는 첫 사례가 될 수 있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 동맹국이자, 북핵 위협의 1차 방어 대상인 한국을 국방장관의 첫 인도·태평양 순방지에서 제외한 것은 한국 계엄 사태 이후의 탄핵 국면을 감안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은 물론 헤그세스 장관의 대화 상대방인 한국 국방부 장관마저 대행 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한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번 결정의 주된 배경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윤석열 대통령(직무정지) 탄핵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을 앞두고 한국이 국론 분열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각료의 방한이 한국 정치에 개입하는 그림을 만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엄 및 탄핵 국면에서 한국이 정상외교를 펼치지 못하는 상황을 겪고 있는 터에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확인할 수 있는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이 무산된 것은 또 하나의 '코리아 패싱'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헤그세스 장관이 방한한다면 미측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함정 건조 및 보수·수리·정비(MRO) 분야를 비롯한 한미동맹 강화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었는데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미뤄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측은 헤그세스 장관이 한국을 방문할 경우 미군 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는 것 이외에 남북분단의 최전선인 비무장지대(DMZ)를 찾고, 조선(造船) 현장을 방문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비용 중 한국의 분담액) 대폭 인상과 국방예산 증액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이번 헤그세스 방한 무산에 대한 '다른 시각'도 나올 수 있다.

한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관련 '청구서'를 받게 되는 것은 양측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 측면에서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 국방장관의 대면은 5월30∼6월1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앞서 미국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장관이었던 로이드 오스틴 전 장관도 작년 12월 재임 중 마지막 아시아 방문 때 한국을 포함할 계획이었으나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자 한국은 방문국에서 제외했다.

미국 국방부는 미국의 한국 방어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한국과 함께 임전 태세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 방한 무산에 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대변인 명의로 보내온 답변에서 "오늘 우리가 발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문 계획은 없지만 우리의 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공약은 여전히 분명하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한미 연합 '자유의 방패' 연습이 현재 진행중인데, 그것은 지역 평화와 안보의 중심축인 한미동맹의 역할을 강화한다"며 "항모 USS칼빈슨호가 이달 한반도를 찾아 한국군과 함께 작전을 수행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동맹 한국과 함께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즉각 전투에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의미)의 대비 태세를 지속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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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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