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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한국 연구진, 광합성 명반응 구현
영국 연구진은 인공 잎으로 연료 생산

식물은 빛을 이용해 광합성을 한다. 최근 광합성을 모방한 '인공 광합성' 연구 성과가 잇따라 나왔다./pixabay


식물은 햇빛을 받고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포도당과 산소를 만든다. 바로 광합성이다. 과학자들은 식물을 모방해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합물로 바꾸는 ‘인공 광합성’ 기술을 연구해 왔다. 최근 국내외 두 연구진이 인공 광합성의 핵심 단계를 구현해 실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독일과 한국 공동 연구진은 빛을 받아 전자를 이동하는 광합성의 핵심 과정을 인공적으로 구현했다. 앞서 영국 연구진은 햇빛을 이용해 연료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모두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지속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광합성 원리 모방한 인공 엽록소 개발
프랑크 뷔르트너(Frank Würthner)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유기화학연구소 교수와 김동호 연세대 화학과 교수 공동 연구진은 광합성의 첫 번째 과정인 명반응(明反應)을 인공적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화학(Nature Chemistry)’에 14일 게재됐다.

광합성은 식물 세포 안에서 다양한 색소와 단백질, 분자가 상호작용하며 진행되는 복잡한 과정이다.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되는데, 태양광을 흡수해 전자를 활성화하는 명반응과 활성화된 전자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유기물로 전환하는 암반응(暗反應)이다.

식물은 명반응에서 엽록소라는 색소를 이용해 태양광을 흡수한 후, 내부에서 전자가 이동하도록 유도해 전류를 만든다. 연구진은 이를 모방하기 위해 ‘페릴렌 비스이비드(perylene bisimide)’ 계열의 염료 분자를 쌓아 엽록소와 비슷한 거대 분자체를 만들었다.

분자체가 빛을 받으면 전자가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전류를 만들었다. 식물의 광합성에서는 이 전자들이 광계라는 단백질 복합체를 따라 이동하면서 생체 에너지를 만들지만, 연구진은 이를 인공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리앤더 에른스트 뷔르츠부르크대 연구원은 “빛을 받아 전자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인공 광합성 개발을 위한 중요한 단계”라고 했다. 김동호 연세대 교수는 “인공 엽록소에서는 실제 식물 엽록소에서 전자가 이동하는 속도와 비슷하게 1조분의 1초의 속도로 전자가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염료 분자 네 개로 이뤄진 나노 시스템을 확장해 ‘초분자 전선(ㅍ)’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분자 전선은 태양광으로 만든 전기에너지를 더욱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장거리 운반할 수 있는 구조로, 인공 광합성을 위한 핵심 요소로 활용될 전망이다.

구리(황금색) 나노 플라워 상상도. 이산화탄소와 반응해 연료를 만든다./영 케임브리지대

인공 잎이 태양광으로 연료 합성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지난 2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촉매(Nature Catalysis)’에 인공 잎으로 에틸렌과 에탄 같은 탄화수소 연료를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기존의 연구들은 태양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분해하고 수소를 생산하는 데 집중했지만, 영국 연구진은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탄화수소 연료를 생산했다.

일반적으로 탄화수소 연료는 일산화탄소와 수소가 고온에서 반응해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인공 광합성을 이용하면 환경에 해를 주지 않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인공 광합성에는 꽃처럼 생긴 미세 구리 구조체인 ‘구리 나노플라워’ 촉매가 사용됐다. 구리 나노 플라워는 빛을 받은 전자를 효과적으로 모아 이산화탄소와 물을 에틸렌과 에탄으로 변환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를 주도한 버질 안드레이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은 “구리 촉매의 나노구조를 조절하면 생산할 수 있는 탄화수소의 종류도 달라진다”며 “연료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및 화학 산업에도 응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인공 광합성으로 연료를 생산하면 ‘탄소 중립 연료’를 만들 수 있다. 연료가 타면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포집해 연료로 만들면, 추가적인 탄소 배출 없이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얀웨이 룸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개념적으로 기술이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아직 실용적인 연료 생산을 위해서는 성능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 또한 “장치의 내구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향후 5~10년 이내에 인공 광합성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고 자료

Nature Chemistry(2025), DOI: https://doi.org/10.1038/s41557-025-01770-7

Nature Catalysis(2025), DOI: https://doi.org/10.1038/s41929-025-01292-y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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